더불어민주당이 사법개혁 3법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동원하고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사의까지 표했지만 민주당 주도의 사법개혁은 막지 못할 전망이다. 사법개혁에 대한 중도층의 반감이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재판소원을 가능하도록 한 헌법재판소법을 통과시키고 대법관 증원 내용을 담고 있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에 나섰으나 24시간이 지난 후 표결을 통해 법원조직법 개정안도 통과시킬 계획이다.
대법관 증원법까지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 민주당이 사법개혁을 위해 추진했던 3법(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이 모두 실현된다.법왜곡죄와 재판소원제는 법안 공포 후 즉시, 대법관 증원법은 향후 4년에 걸쳐 12명의 대법관을 추가 임명하는 방식으로 시행되는데, 곧바로 사법부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사법개혁이 국민들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사법개혁 법안과 관련해 "정치검찰의 무도한 조작기소 행태를 뿌리 뽑기 위한 것"(법왜곡죄), "충분히 재판받을 수 있는 국민의 기본권을 폭넓게 보장하기 위한 것"(재판소원제),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 꺼낸 말이 아니라, 십수 년 동안 논의가 충분히 있어 왔다"(대법관 증원)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법안이 삼권분립 침해라고 맞서왔다. 법원의 독립성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재판소원과 법왜곡죄로 인해 소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일반 시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법원 역시 사법개혁법안이 위헌 소지가 크다며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그러나 야당과 법원의 호소는 국민들에게 크게 와닿지 못했다. 사법개혁 3법 강행에도 굳건한 정부 여당의 지지율이 이를 방증한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은 지난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에게 이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64%가 긍정 평가했고 26%는 부정 평가했다고 밝혔다.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3%, 국민의힘 22%, 조국혁신당 3%, 개혁신당 2%, 진보당 1%, 이외 정당/단체 1%,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층 28%로 집계됐다.
정치권에서는 야당이 좀 더 멀쩡했다면, 법원이 조금 더 신뢰를 받았다면 민주당이 법안 통과를 강행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사법개혁법안은 정부, 여당이 분명 무리한 부분이 있었다"며 "그러나 현재 야당의 영향력이 너무 작고 국민들이 법원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밀어붙여도 중도층마저 반응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개혁안에 반발해 사의를 표했는데, 민주당에서는 동요조차 없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사법제도를 바꿨으니 부작용은 분명히 발생할 수 있다"며 "일어나는 부작용을 잘 확인하고 추가 입법 등을 통해 이를 해결한다면 민주당의 사법개혁이 결과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 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이뤄졌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