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기업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규제 강화를 지시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도 기업의 과도한 부동산 보유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예고했다. 국세청은 기업이 보유한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비업무용 부동산의 탈세 여부 검증에 착수했다. 야권에선 기업 부동산에 과한 세금을 물리면 투자와 고용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반박도 나왔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산 증식 목적으로 기업이 부동산을 축적하는 고질적인 관행을 이번 기회에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제1차 전체회의에서 "기업들이 쓸데없이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닌데 (비업무용 부동산을) 뭐 하러 그리 대규모로 갖고 있느냐"며 "대대적인 보유 부담을 안기는 방향으로 검토를 한번 해보자"고 말했다. 관계부처에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 보유 현황 점검과 보유세를 올리는 방향의 정책 검토를 지시한 것이다.
한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해 "주택과 농지에 이은 강력한 부동산 투기 근절 프로젝트의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2024년 현재 기업의 비업무용 토지는 여의도 면적의 730배, 서울 면적의 3.5배에 달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1990년 대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을 강제 매각하도록 한 '5.8 조치'가 있었지만 외환위기 이후 투자 촉진을 이유로 관련 규제들은 대부분 없어졌다"며 "2024년 현재 5대 대기업의 토지 자산만 47조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비업무용 토지를 R&D(연구개발)와 같은 생산적 용도로 전환하거나 매도를 통한 주택 공급에 활용한다면 부동산 투기 근절과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시장 정상화 정책이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서서히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민주당은 정부와 함께 부동산 투기 근절과 주거 정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러나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정부가 기업 비업무용 부동산을 문제삼은 데 대해 "기업에 세금 폭탄 투하가 예상되는데 투기성 목적이 아닌 미래 설비 증대와 사업 확대를 대비한 (기업의) 토지 보유는 그 자체로 투자"라며 "여기에도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면 기업의 투자와 고용 침체로 이어져 경제에 부담을 주고 결국 돌고 돌아 시민에게 피해가 전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세청은 이 대통령의 기업 비업무용 부동산 점검 지시에 따라 탈세 여부 검증에 착수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사주 일가가 법인 주택에 거주하면서 세금을 내고 있지 않다면, 이는 비업무용 부동산을 이용한 탈세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국세청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공시가격 9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 2630채에 대한 전수 점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