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이른바 '복붙(복사+붙여넣기) 공약'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부동산과 교통 공약을 두고 '정책 베끼기' 주장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후보와 오 후보는 최근 각각 부동산 공약과 교통 공약을 발표했다. 정 후보는 '착착개발'과 '메가도시 서울' 공약으로 정비사업 기간을 10년 이내로 단축하고 서울을 30분 통근 도시로 만든다는 구상을 내놨다. 오 후보는 '신통기획 2.0'과 '5대 교통혁신'을 통해 주택 31만 가구 공급 및 지하철 노선 확대 등을 약속했다.
지난달 정 후보가 착착개발을 발표하자 오 후보 측은 "포장지만 바꾼 복붙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착착개발 핵심 내용인 착공 조기화와 공공개발 활성화, 공사비 갈등 해결 등은 오 시장의 '신통기획'을 베낀 것으로 '실속주택' 역시 서울시가 이미 추진 중인 토지임대부 주택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오 후보 측 조은희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착착개발은) 이미 서울시가 시행 중이거나 발표했던 대책들에 이름만 바꾼 것"이라며 "이미 발표됐거나 시행 중인 정책인 것을 몰랐다면 무능이고, 베낀 것이라면 후안무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 후보가 '닥공(닥치고 공급)'을 강조한 '신통기획 2.0' 공약을 내놓자 정 후보 측이 역공에 나섰다. 정 후보 측 김형남 선대위원장 겸 대변인은 "오 후보가 착착개발과 똑같은 공약을 '쾌속통합'이란 이름표로 갈아 끼워 발표했다"며 "신통기획으로 정비사업 소요 기간을 12년으로 줄일 수 있다고 자랑해왔는데 정 후보가 10년 이내로 줄이겠다고 하자 슬그머니 목표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 후보에게는 정부, 국회와 협력한 법 개정으로 정비사업 절차를 확실하게 간소화하겠다는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있다"며 "반정부투쟁을 시정 목표로 삼고 있는 오 후보가 이것까지 베껴가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통공약에서도 공방은 이어졌다. 정 후보는 지난 7일 '30분 통근 도시' 실현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강남·북 간 교통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격자(#)형 철도망을 구축하고 서울시 기후동행카드와 정부의 모두의카드(K-패스)를 통합한 전국형 교통카드 도입하는 내용 등이다.
오 후보는 '교통혁신 5종세트'로 맞불을 놨다. 지하철 노선 확대 및 지하철 배차 간격 단축, 첫차·막차 자율주행 버스 확대로 이용객 편의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민이 애용하는 따릉이 기능을 강화하고 기후동행패스를 도입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정 후보 측은 기후동행패스와 관련해 "신통기획2.0에 이어 또 공약을 베껴갔다"고 주장했다. 김형남 대변인은 "오 후보는 2023년 기후동행카드 사업 발표 당시 'K-패스'와 경쟁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며 "이제 와서 정 후보의 공약을 베껴 K-패스와 기후동행카드를 통합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합칠 것이었다면 통합된 교통카드 체계를 만들면 될 일 아니었느냐"며 "불필요한 행정력만 낭비하게 된 꼴"이라고 했다.
한편, 정 후보는 전날 '펫팸족(펫+패밀리족)'을 겨냥한 '반려동물 행복수도 서울' 공약을 공개한데 이어 이날 '인공지능(AI) G2 서울' 공약을 내고 구로·가산디지털 단지에 '피지컬 AI 실증특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삶의 질 특별시 서울'을 정책 기조로 삼고 아이부터 어른을 아우르는 돌봄공약, 4050 중장년 층을 위한 맞춤형 공약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