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이 석탄발전소를 폐지하라는 건 무책임한 주장입니다. 정치권 욕심 때문에 지역 지원이 늦어져선 안 됩니다."
석탄화력발전소를 중심으로 지역경제를 유지하던 지방자치단체들의 최대 숙원인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안'(석탄화력 특별법) 논의가 재개됐다. 최근 정부안이 제출된 가운데 국민의힘은 올해 상반기 내 처리를 촉구하고 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노동계가 주장하는 고용승계 문제 등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단 입장이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에서 "정부 지원 약속만 믿고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했던 지역들은 지금 소멸하고 있다"며 "특별법을 빨리 통과시켜야 지역들이 버틸 수 있다. 부족하다싶은 부분들은 이후에 추가로 논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국회 기후노동위는 지난달 22일 법안소위를 열고 정부가 제출한 석탄화력 특별법안을 심사했다. 정부안은 폐지 계획이 승인된 발전소가 위치한 시·군·구를 '정의로운전환 특별지구'로 지정하고 신규 기금을 통해 지역의 대체산업 육성과 노동자의 재취업 및 일자리 전환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의원은 "그간 정부·여당이 석탄화력 특별법과 2040 탈석탄 로드맵을 동시에 구체화하려다 진행 속도가 늦어졌다. 이달 초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두 개를 별도로 처리해야 한다'고 재촉했더니 기후부 차관이 '알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지금 속도가 붙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기후에너지 전문가로 기후특위(특별위원회)에서도 활동 중인 김 의원은 석탄화력발전소가 모여있는 보령·태안·충남 등을 직접 찾아 현장 목소리를 들어왔다. 김 의원은 "특별법에 담긴 '신규 기금'과 '지역 대체산업 선정'이 핵심"이라며 "지역은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길 원한다"고 했다. 이어 "원전이나 수소 등 미래 에너지 발전소로 전환할 수 있는지, 여건상 어렵다면 어떤 대체사업이 좋을지 지역 의견을 청취해 사업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고용승계 의무화' 등 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위한 대안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노동계는 그간 기존 발전소 직원들을 재생에너지 기반 발전소로 고용승계해 달라고 주장해 왔다. 이 안은 이번 정부안엔 포함되지 않았다.
김 의원은 "고용보조금 등 고용안정 보장을 위한 내용이 이미 충분히 들어가 있다. 노동계와 직접 만나며 소통해왔다. 노동계 핑계를 대는 것은 법안의 발목을 잡기 위한 민주당의 핑계"라고 했다. 이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시행령으로 세부 내용을 보충하면 된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중동전쟁 위기 등에 따른 에너지 수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안정성이 인정된 석탄화력발전기를 안보전원발전기로 지정(휴지보존)하거나 신뢰도 연장 운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방식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2040년에도 가동 가능한 발전기가 21개쯤 되는데 이걸 전부 폐쇄하겠단 기존 계획이 비현실적이었던 것"이라며 "에너지 정책은 '정치적 구호'가 돼선 안 된다. 기후 리더십을 표방하기 위해 국익을 버리는 선택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1개 발전기를 놓고는 올해 하반기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과 탈석탄 로드맵 논의서 여야가 치열하게 맞붙을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