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운명을 걸고 뿌리 내려서 확실히 성과를 내겠습니다."
지난 12일 경기 하남 신장동 유니온스퀘어. 6·3 재보궐 경기 하남갑에 출마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결의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 그는 "제가 강원도로 가지 않고 하남을 택한 이상 다른 길은 없다"며 "하남이야말로 희망이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곳"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정치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관으로 정계 입문한 뒤 3선 국회의원과 강원도지사를 지냈다. 청와대에서는 국정상황실장을, 국회에서는 사무총장을 했다. 그런 그가 다음 행선지로 택한 곳이 다름 아닌 경기 하남갑이다. 22대 총선 당시 추미애 민주당 후보가 이용 국민의힘 후보를 1%p(약 1200표) 차로 겨우 이긴 험지다.
이 후보는 지난달 30일 출마 선언과 동시에 하남갑에 '올인'하고 있다. 이날도 아침 6시부터 하남 덕풍천 덕풍교·위례동·위례숲초등학교 등을 찾아 아침 인사를 했다. 오전 10시부터는 감일동에서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열고 신도시 과밀학급 문제, 24시간 어린이 병원·약국 신설 등을 이야기했다.
오후 5시30분에는 창우동 H2 부지를 의료복합타운으로 조성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후 7시에는 위례 호반 광장에서 퇴근길 인사를 하고 8시30분부터는 2030 청년들과 하남에서 간담회도 진행했다. 그야말로 종횡무진이다. 이 후보를 만나면 시민들은 "해묵은 과제들이 많다"거나 "이번엔 제대로 해달라"고 한다. 그런 시민들을 두고 자리에 앉아있을 수 없다.
이 후보는 "하남에 국공유지가 940만평 정도 되는데 대부분 그린벨트로 묶여있다"며 "하남갑은 강남도 가깝고 판교도 가까워서 국공유지를 잘 활용하면 직주근접의 미래 도시, 쾌적한 도시를 만들 수 있다. 하남갑은 미래가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머릿속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려면 국회를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후보는 그동안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들을 불러 모았다. 한 원내대표는 하남시 숙원 과제를 입법으로 지원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맹성규 국토위원장은 "GTX-D 노선 신설, 위례신사선 감일 연장 등 하남 교통 인프라 개선에 관심을 갖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역 문제를 풀려면 이게 왜 전략적으로 필요한지 국회가 알아야 한다"며 "국공유지 문제도 싸게 사거나 장기 임차를 하거나 정부와 공동개발을 하거나 선사업 후보상 시스템을 하려면 각종 법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남갑 출마 때부터 이 문제를 계속 이야기했다"며 "제가 험지에 나가는 만큼 당에서도 하남 시민들께 선물을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강점으로 안정적인 리더십을 꼽았다. 그는 "강원도지사 때 원주에서 기업·혁신도시를 만든 경험이 있다"며 "원주~강릉, 여주~원주 철도(개통) 문제를 해결한 적도 있다. 강원도는 대부분 산이라서 (그린벨트) 규제를 풀어보기도 했다. 당장 투입돼도 안정감 있게 지역을 운영할 사람이 나"라고 했다.
이 후보는 서울 송파구와 하남갑이 생활권을 함께 공유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두 곳은 같은 생활권에 묶여있지만 행정 구역이 달라 관련 서비스를 제대로 공유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그는 "버스가 서울에 진입하는 문제, 과밀 학급을 분산하는 문제 등 민주당 의원과 하나씩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다음달 선거까지 하남갑 주민들을 만나며 겸손하게 뛸 생각이다. 그는 "저를 받아주신 하남 시민들에게도 은혜를 갚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하남갑을 베드타운을 넘어서서 직장과 주거가 근접한 녹색 미래 도시를 만들겠다. 마지막까지 겸손 또 겸손하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