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G 탓에 선박수주 포기'…李대통령 "정부재정 위험부담 방안 연구하라"

'RG 탓에 선박수주 포기'…李대통령 "정부재정 위험부담 방안 연구하라"

김성은 기자, 이원광 기자
2026.05.13 17:27

[the300]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서 중소형 조선소 RG 해법 검토 지시

[울산=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울산 동구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5.13. bjko@newsis.com /사진=
[울산=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울산 동구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5.13. [email protected] /사진=

이재명 대통령이 RG(선수금환급보증) 문제로 중소형 조선사가 수주에 차질을 겪고 있다는 지적에 "정부 재정으로 위험을 좀 부담해 주는 방안을 연구하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13일 울산광역시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서 "배 한 척을 수주하면 해당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고 관련된 기자재 납품업체 등에서도 일거리가 늘어날 것이기에 직접 재정 지원보다 그 효과가 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같은 지시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대통령께서 그렇게 말씀주시니 제가 재정경제부를 통해 (RG 한도를) 대폭 늘릴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답했다. 구윤철 재정경제부 장관도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대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유상철 HJ중공업 대표는 이날 "그리스나 독일 같은 외국의 선주들이 중국에 배를 발주하는 이유 중 하나가 선가가 단순히 저렴해서가 아니라 대형 중국 은행들이 저리 선박 건조 자금을 지원해주고 RG를 지원해 주기 때문"이라며 "중국 조선소들과 주로 경쟁을 하는 저희 중소 조선소들의 경우에는 신규 RG를 받지 못해 대형 수주를 눈앞에서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 조선소에 대한 RG 지원의 체계와 규모로는 지금 늘어나는 수주 물량에 대응하는 데 상당한 무리가 있다"며 "말 그대로 큰 물은 들어왔는데 파도를 헤쳐나갈 노가 시원치 않다. RG가 중소 조선사들에게 성장의 족쇄가 아니라 성장의 동력이 되도록 정부 차원에서 RG 한도 지원을 적극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RG는 조선사가 선박을 제때 인도하지 못할 경우 은행이 선주에게 선수금을 대신 지급할 것을 보증하는 제도로 선박 수주의 필수 조건이다. RG를 적기에 확보하지 못하면 선박 수주 자체가 불가하거나, 계약이 파기될 수도 있다.

중소 조선사들은 최근 RG를 적기에 확보하지 못해 선박 수주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조선업 슈퍼사이클의 온기가 중형 조선소 현장까지 퍼지면서 물이 들어오고 있는데도 노를 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울산=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울산 동구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5.13. bjko@newsis.com /사진=
[울산=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울산 동구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5.13. [email protected] /사진=

중소 조선사들은 국책은행들의 RG 발급이 대형 조선사에 집중돼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말 기준 대형 조선사(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삼성중공업·한화오션)에 대한 RG 한도는 560억 달러에 달했지만 중형 3사·케이조선·HJ중공업)는 21억 달러에 그쳤다.

HJ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5억5000만 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4년(8억8000만 달러) 대비 감소한 수치다. RG 부족에 따른 계약시점 조절이 지난해 수주 감소의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

반면, RG 발급을 담당하는 국책은행과 금융사들은 리스크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10여년전 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실 조선소들이 속출하는 경험 등을 한 바 있어 중형사 보증에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형 조선사에 대한 RG 발급이 그동안 워낙 많았고, 중형사의 경우 최근에서야 수주량이 늘다보니 일종의 '착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도 뒤따른다.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조선업이 경기 사이클에 노출이 커서 (불황기에) 아픔이 크게 있었다. STX나 대우조선 사례에서 금융기관이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다들 움츠리고 있는 상황이고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이 (RG 관련) 많이 담당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주춤하는 편인데 시중은행도 많이 담당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도 "위험을 금융기관더러 부담하라고 하면 금융기관은 안 할 가능성이 많다"며 "압박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닌 것 같고 정부 재정으로 위험을 좀 부담해 주는 방안이 있을 것 같다. 그게 일자리 만드는 예산, 지역 개발 예산, 재정 직접 지원보다 훨씬 더 싸게 먹힐 것 같은데 어떤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보험을 인수해 주든지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 같다. 연구를 한 번 해야 한다"며 "대신 조선업계도 가능하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노력해 주시는 그런 협력도 해주도록, 기획을 한 번 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앞서 이 대통령은 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 현장 시찰도 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이 대통령을 직접 안내했으며 이 대통령은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는 LNG(액화천연가스) 화물선 건조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울산=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울산 동구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서 발표를 듣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5.13. bjko@newsis.com /사진=
[울산=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울산 동구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서 발표를 듣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5.13. [email protected]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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