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송도 부럽지 않게" 들끓는 연수갑…"거물이 필요" vs "독주 견제"

연수(인천)=유재희 기자
2026.05.22 06:00

[the300]

21일 인천 연수구 동춘동 거리에 6.3 지방선거 및 재보궐 선거 후보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 유재희 기자

과거 '인천의 부촌'으로 인식됐던 연수구 갑. 이제는 '원도심'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지난 21일 연수역 인근과 청학사거리 등 일대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지역 개발에 대한 열망을 쏟아냈다. 표심이 대체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인물론에 쏠리는 이유다. 그러면서도 진보 진영을 향한 관성적 지지세와 그 고리를 끊고 대안을 찾아야 한단 목소리도 뒤섞여 있었다.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연수구 갑 보궐선거에선 민주당 대표 출신인 5선 송영길 후보와 방송인 출신인 박종진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는다. 인천 연수갑은 신도시인 송도국제도시 중심의 연수을 지역구와 분구된 이후 민심이 크게 변한 곳이다. 표심은 보수에서 진보 진영으로 쏠린 지 어언 10년이다. 인천시장에 출마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리 3선을 달성한 곳이다.

거리에는 송 후보에 대한 기대감이 작지 않았다. 50대 택시 기사 이모 씨는 "지방선거라 관심이 떨어져서 몰랐는데 송영길이 나왔느냐"며 "여기는 워낙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 당선은 되겠지만 동네랑 인연이 있는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구도심이 된 이곳이 송도처럼 되려면 힘 있는 인물이 와야 한다"고 말했다. 송 후보의 인지도와 이재명 대통령·여당 프리미엄이 맞물리면 지역 개발이란 숙원 과제를 해결할 것이란 기대감이 엿보였다.

21일 인천 연수구 선학동 소재의 선학 음식특화거리. /사진 = 유재희 기자

선학동 먹자골목에선 민심이 갈렸다. 한 식당에서 만난 60대 버스 기사는 "원래 이곳은 보수세가 강했지만 지금은 아예 바뀌었다"며 "계양만큼은 아니더라도 민주당 지지세가 확연하다. 게다가 국민의힘 후보보다 송 후보의 인지도가 높지 않느냐"고 했다.

골목 안쪽 상인들의 기류는 사뭇 달랐다. 국밥집을 운영하는 40대 김모 씨는 "상인들 사이에선 민주당 지지세가 많이 꺾였다"고 했다. 그 이유로 쪼그라든 지역경기와 함께 국민의힘 소속 현 이재호 구청장의 행정을 꼽았다. 그는 "상인 모임에 나가 보면 구청이 상인들이 도로에서 물건을 싣고 내리는 통제를 완화하는 등 편의를 잘 봐줬다는 평이 있다"면서 "주변 사장님들 중 야당 후보를 뽑겠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은 이유"라고 전했다.

김 씨는 "이곳은 진보세가 강해서 민주당이 유권자를 너무 편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선거의 변수를 짚어내는 대목이다. 여당과 인지도가 높은 송 후보의 여유는 자칫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과 박 후보 측에선 틈새를 파고들 만한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재건축 호재가 있는 동춘동 일대의 분위기는 또 달랐다. 최근 '노후계획도시 정비 선도지구' 지정 가능성과 GTX-B 노선 수혜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린 덕이다. 이날 한양2차아파트 단지에는 재건축을 기대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아파트 주민 30대 정모 씨는 "아파트가 낡아 재건축이 언제 될지가 온 동네 관심사"라며 "아무래도 대통령이 민주당이니 시장도 국회의원도 같으면 추진이 빠르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반면 50대 공인중개사 정모 씨는 "이미 정부에서 선도지구 지정을 검토 중이니 선거와는 무관하게 돌아갈 것"이라며 "이제는 지역에서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야당 후보를 밀어주는 것도 대안"이라고 했다.

이날 연수구 한복판에 걸린 현수막에는 여야 후보의 일성이 담겼다. 송 후보는 "인천을 바꾼 힘! 연수를 새롭게!", 박 후보는 "서울엔 강남? 인천엔 연수다!"라고 써 붙였다. 한 시민은 "말로만 새롭게 하고 강남으로 만들면 뭐 하겠는가"라며 "선거는 마치고 현수막은 걷으면 끝이다. 진짜 일할 사람이 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21일 인천 연수 동춘동 한양 2차 아파트 단지에 재건축 사업 추진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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