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野 "국정조사·특검·탄핵 불사"

민동훈 기자
2026.06.05 16:15

[the300]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4일 6.3 지방선거 투표소 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를 항의 방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6.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6·3 지방선거 일부 투표소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두고 야권의 공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선거 관리 부실이 아니라 국민 참정권 침해와 선거 신뢰 훼손 문제로 규정하고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국민 사과와 외부 전문가 중심 진상규명위원회 설치 방침을 밝혔지만 야권은 선관위 자체 조사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5일 서울시선관위를 항의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가 답해야 하는 문제가 너무 많다"며 "선관위가 제대로 답하지 못한다면 국정조사와 특검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지금이라도 당장 여야 원내대표가 회동해서 협의하면 끝날 일"이라며 더불어민주당에 국정조사 수용을 촉구했다.

장 대표는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함 반출 과정도 문제 삼았다. 장 대표는 "서울시선관위에서 들은 답변은 투표함을 개표소로 옮기는 동안 참관인이 단 한 명도 동석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무엇이 급하길래 경찰이 군사작전 하듯 쳐들어가서 참관인이 한 명도 없는 상태에서 투표함을 들고 나왔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을 찾아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노태악 위원장과 허철훈 사무총장을 직무유기·직권남용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 2026.6.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선관위 책임론도 전면에 내세웠다. 장 대표는 SNS에서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사무총장, 선관위원 전원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며 "이를 거부할 경우 우리 당은 즉각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투표용지 사태는 선거의 공정성을 파괴한 것이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도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선관위의 부실 선거 관리를 '3대 범죄 게이트'로 규정하고 긴급 국정조사 특위 구성을 민주당에 제안했다. 송 원내대표는 선관위 자체 진상 파악과 대국민 공개,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과 서울시선관위원장의 즉각 사퇴, 선거 관리 절차에 대한 입법 통제 강화를 요구했다.

당내에서는 특검론도 확산하고 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서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보통선거의 원칙을 위반하고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한 반헌법적 사태"라며 "단순히 선거무효소송 등을 살필 것이 아니라 특검을 통해 그 원인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선관위 스스로의 조사만으로는 규명할 수 없다"며 "오직 특검만이 그 벽을 넘을 수 있다"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우리 당 후보가 당선됐다고 해서 이 사태를 유야무야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단 한 표라도 절차적 하자와 불신이 남는다면 그 선거는 민주주의의 정당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밝혔다. 나 의원은 국정조사안 처리와 특검 도입, 선관위 수뇌부 사퇴를 함께 요구했다.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일 오전 인천 현장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가 열린 인천 연수구의 정승연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6.01. amin2@newsis.com /사진=전진환

개혁신당도 야권 공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선거만 관리하는 기관이 투표용지 수 하나 제대로 예측,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을 국민 누가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여당이 국정조사를 오늘 내로 안 받으면 특검으로 격상시켜서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재선거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선명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선관위는 뒤늦게 고개를 숙였다.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참정권이라는 국민의 소중한 권리를 침해하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한 것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외부 전문가로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과 대응 과정, 재발 방지 방안을 조사하겠다고 했다. 허철훈 사무총장은 사의를 표명했고, 노 위원장도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정부도 사태 수습과 진상 규명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모습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수사를 포함한 모든 수단과 조치를 통해 이번 사태의 진상을 규명할 것을 지시하고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국회의 국정조사나 특검 등을 통해서라도 확실한 규명과 제도 개선을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선거 이후 정치권의 협력과 국민통합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의 경쟁이 어떠했든 여야는 모두 주권자를 대리해서 국민의 삶을 지키고, 국가에 더 나은 내일을 개척해야 될 동반자들"이라며 "이제 선거가 끝난 만큼 우리 정치권도 주권자가 명령한 실질적인 민생 개선과 지역균형 발전, 국민통합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 주시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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