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 국회의장은 28일 국정이 정쟁에 발목 잡히는 일을 막겠다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심사를 마친 법안을 "회기 내 처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내년을 개헌 논의의 적기로 보고 사전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조 의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원 구성으로 허비하느라 멈췄던 민생·개혁입법을 속도로 채우겠다"며 "대화와 타협을 최우선에 두되 국정이 정쟁에 발목 잡혀 멈춰 서는 일만큼은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의장은 "당장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을 8월 말까지 통과시켜야 한다. 가까운 시일 안에 여야 지도부와 만나 (이같은 방향성의) 후반기 국회 운영에 대해 상의할 것"이라며 "각 상임위원회 의결과 법사위 심사를 마친 법안은 회기 내 처리를 원칙으로 삼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장은 "(제22대) 전반기 국회에서 필리버스터가 정치적으로 악용되기도 했는데 민생경제 법안이 무더기로 일괄 보류되는 일은 부적절했다"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도 최장 330일인데 이 역시 1년 가까운 시간이라 유명무실하다. 취지를 살리고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과 안전에 직결된 법안을 신속 처리하는 '민생입법 처리주간'을 둘 것"이라며 "AI(인공지능)과 반도체 등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미래 첨단산업 입법을 적기에 완수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국회와 경제계 간 상시협력체계인 '경제대도약위원회'를 발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의장은 "12월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제정하고, 의장 직속 헌법개정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켜 로드맵과 의제를 정리할 것"이라며 "여야 합의로 국회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내년에는 개헌 논의를 본궤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했다.
조 의장은 "1948년 제헌헌법 이후 87헌법이 (제정되기까지) 40년이 흘렀고 내년은 87헌법이 제정된 지 40년을 맞는 해이자 선거가 없는 해"라며 "그런 점에서 개헌하기 적기"라고 주장했다. 또한 "헌법개정자문위에서 준비하고 여야와 개헌특위(국회 개헌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킨 뒤 직접 (여야 모두를) 최대한 설득하고 합의를 끌어낼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날 조 의장은 후반기 국회 슬로건도 공개했다. 슬로건은 '국민과 함께 미래를 여는 국회'다. 조 의장은 "국회가 국민주권을 공고히 세우고 국민의 행복과 대한민국 번영의 미래를 열겠단 약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국민주권 국회 △민생효능 국회 △미래도약 국회 △국익외교 국회 등 네 가지 이행 계획을 발표했다.
조 의장은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의회외교를 국가 외교전략의 한 축으로 키울 것"이라며 "국회 최초로 신설한 외교안보수석실과 싱크탱크인 국익외교자문위원회, 향후 설립할 외교안보전략센터를 주축으로 의회외교의 전략과 체계를 갖춰 경제안보 시대에 걸맞은 초당적 의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조 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 박탈을 전제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나 소수 정당이 요구하는 교섭단체 요건 완화 등과 관련한 질문에 의장으로서 답변하기 적절치 않다며 원론적 입장만 전달했다. 법사위가 사실상 상원 역할을 하고 있어 원 구성 때마다 합의가 늦어진단 지적에 대해서도 "비판에 공감한다. 개선 과제"라면서도 "여야가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