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산 중 산악용 스틱에 관통상을 입은 남성이 험준한 산길 16㎞를 걸어 내려온 끝에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2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데이비드 시팔디(32)가 지난 20일 친구 2명과 함께 몬태나주 최고봉인 '그래니트 피크'를 오르던 중 바위에서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그래니트 피크는 해발 3904m(1만2807피트)로 미 대륙 내 10번째로 높은 산이다.
시팔디 일행은 정상까지 약 16㎞ 남겨놓은 상황에서 사고를 당했고, 이 과정에서 산악용 스틱 하나가 시팔디의 옆구리 부위를 관통했다.
응급실 근무 경력이 있는 상처 치료 전문 간호사인 시팔디는 "간호사로서의 직감이 작용했다"며 스틱이 폐를 관통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여러 차례 빠르게 숨을 쉬는 등 직접 자가 진단에 나섰다.
출혈도, 감각 이상도, 어지럼증도 없어 당장 생명이 위급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시팔디는 그 자리에서 스틱을 빼내는 대신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시팔디는 "당시 일어나서 조금씩 걸을 수 있는 상태였다"며 "내 힘으로 하산할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고 말했다.
시팔디의 친구 한 명은 위성 통신 장치로 수색 구조대에 연락했고, 다른 한 명은 시팔디의 뒤를 따라가며 그의 몸 상태를 살폈다.

시팔디는 산악용 스틱이 몸에 꽂혀 있는 상태로 16㎞가 넘는 눈 쌓인 산길을 약 6시간 30분 동안 걸어 내려왔다. 하산하던 중 미스틱 호수 인근에 이르자 그는 친구들에게 "아이들이 상처를 볼 수도 있으니 먼저 내려가 다른 등산객들에게 상황을 알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시팔디의 친구 제시 로스는 "시팔디는 고원의 눈밭과 바위 지대를 지나 등산로 입구까지 완전히 혼자 힘으로 도착했다"며 "그는 한 번도 불평하지 않고 놀라울 정도로 밝은 모습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등산로 입구에 도착한 시팔디는 차로 2시간 거리의 병원으로 이송됐고, 의료진은 그의 옆구리에 꽂힌 산악용 스틱을 제거했다. 시팔디는 사고 후 약 8~9시간 동안 몸에 스틱이 꽂힌 채 버틴 셈이다.
시팔디는 현재 자택에서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정말 운이 좋았다. 몇 인치만 다른 방향으로 찔렸다면 완전히 다른 결말을 맞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