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관계가 첨예한 만큼 속도보다는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공감대가 우선입니다."
22대 국회 후반기 보건복지위원장을 맡은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 the300(더300)과 만난 자리에서 △성분명 처방 도입(의료법·약사법 개정) △미프진(임신중지 약물) 도입 등 쟁점 법안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수급 불안정 의약품에 한해 성분명 처방을 도입하는 의료법·약사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개정안은 정부가 '수급 불안정 의약품'을 지정하고 필요할 경우 의사가 제품명 대신 성분명을 처방전에 기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법안은 의료계의 반대에 부딪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약물을 이용한 임신중지와 관련한 모자보건법 개정안도 계류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임신중지 의약품을 사용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하면서 여당은 입법 처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생명권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성분명 처방과 관련해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과 제약산업 경쟁력, 환자 안전과 의료현장 현실까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료계와 약사계, 환자단체 목소리를 듣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합리적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프진 도입에 대해서는 "여성과 태아의 생명에 관한 매우 민감하고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논의를 위해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며 "법적 공백을 정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도입 이후 관리체계 등의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22대 국회 전반기에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와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으로 활동했다. 후반기 복지위를 선택한 이유는 국민의 출생부터 노후까지 생애 전 주기에 걸친 정책을 다루는 상임위이여서다. 이 위원장은 "의료와 연금, 저출생과 돌봄처럼 이해관계가 첨예한 현안일수록 정쟁보다 민생, 대립보다 해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후반기 복지위의 목표는 △지역완결형 의료전달체계 구축 △통합돌봄 정착 등이다. 이 위원장은 "의료 전달체계가 지역 완결성을 갖추도록 필수의료와 공공의료 분야의 미비점을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노인들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집에서 의료·요양·돌봄을 한 번에 받는 '통합 돌봄' 제도가 지난 3월 시범 운영을 거쳐 시행됐다"며 "이런 것들이 제대로 정착되도록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와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복지위에 접수된 법안은 1788건, 처리 안건은 524건으로, 처리율은 29.3%에 불과하다. 이 위원장은 "우리 상임위에 접수된 법안은 행안위와 법사위에 이어 세번째로 많다"며 "의료개혁과 연금개혁, 저출생 및 고령화 대응, 사회적 약자 보호 관련 법안들은 우선순위를 두고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복지위는 오는 18일 이후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 위원장은 최근 여야 간사들과 만나 상견례도 했다. 이 위원장은 "모든 것을 쾌도난마식으로 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멈추지 말고 작은 것이라도 조금씩 만들어 가며 우리 일을 제대로 하자"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상임위 회의의 경우에도 "가급적 최대한 자주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복지위 내에서는 연금개혁도 중요한 문제 중 하나다. 국회는 지난해 3월 국민연금 보험료율(내는 돈)을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41.5%에서 43%로 상향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보험료율은 앞으로 8년에 걸쳐 매년 0.5%포인트씩 올라 13%까지 단계적으로 인상된다.
당시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모수개혁은 이뤄졌지만 자동조정장치 등 구조개혁 방안은 결론을 못냈다. 올해 연금특위 전체회의도 두 번 밖에 열리지 않았다. 자동조정장치는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경제 여건에 따라 연금의 보험료율이나 급여 수준 등을 자동조정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와 관련해 이 위원장은 "국민연금 담당 상임위가 복지위인만큼 중요하게 보고 있다"면서도 "속도만 앞세운 졸속 개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특위에서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거쳐 100년을 내다보는 연금개혁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