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0% 와르르" 개미 피눈물 흘릴 때...정치권 딴 곳 봤다

이태성 기자
2026.10.19 06:05

[the300] [정치의 과잉, 사라진 민생②]
최고점 이후 넉달새 40% 하락…원 구성·검찰·사법개혁 공방 경제의제 뒷전
주가상승, 정책성과 내세우면서 하락 대응 미흡…자본시장 혼란대응 소홀지적

(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종가와 비교해 113.83포인트(2.05%) 상승한 5668.05, 코스닥은 전일 대비 33.96포인트(4.46%) 상승한 794.78로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대비 13.2원 내린 1331.4원을 기록했다. 2026.10.1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코스피가 고점 대비 40% 가까이 하락하는 동안 국회의 관심은 정치 현안에 쏠려 있었다. 여야는 국회 후반기 원 구성부터 검찰개혁과 대법관 후보자 제청 문제까지 사안마다 충돌했다. 자본시장 선진화와 주가 상승을 경제정책의 핵심 성과로 내세웠던 정부·여당은 정작 시장이 급락하는 국면에서 위험 관리와 투자자 보호에 얼마나 힘을 쏟았는지 의문을 남겼다. 증시 하락의 원인을 정치권에만 돌릴 수는 없지만 시장이 상승할 때와 하락할 때 정부·여당의 정책 대응이 달라진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코스피가 사상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 6월 22일, 정치권의 최대 현안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장 배분을 놓고 여섯 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정부·여당은 주가 상승을 현 정부의 가장 큰 경제 성과로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시장 과열 가능성과 급격한 변동 가능성에 대한 경고음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조정 국면에 대비한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 대책이 충분히 논의되지 못 했다는 뜻이다.

7월 들어 증시 하락세가 본격화했지만 정치권의 관심은 검찰개혁으로 기울었다. 후반기 원 구성이 마무리되자 법사위를 가동한 민주당은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를 추진했고, 관련 법안은 각계의 반대와 논란 속에 한 달 만에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자본시장 현안을 둘러싼 여야 논의는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8~9월에는 사법개혁을 둘러싼 갈등이 정치권의 전면에 섰다. 지난 8월 18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대법관 후보자로 제청하자 정부·여당과 대법원 사이의 대립이 부각됐다. 여권 강경파에선 조 대법원장 탄핵 주장이 나왔고, 야당은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가 부당하다고 맞섰다. 사법부 인사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면서 자본시장 제도 개선과 투자자 보호 등 경제 현안은 정치권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부동산 세제개편도 정치권의 관심을 분산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8월 3일 세제개편안 초안이 발표된 뒤 정부와 국회는 부동산 세제와 주거 정책을 둘러싼 논쟁에 집중했다. 부동산 안정 역시 중요한 민생 과제지만 관련 공방이 이어지는 동안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후속 입법과 제도 개선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피는 지난 9월 30일 6838.04로 마감한 뒤 10월 15일 5554.22까지 떨어졌다. 보름 만에 하락률이 18.77%에 달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주요국 금리 인상 우려와 인공지능(AI)·반도체 업종의 투자 및 수익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외 변수와 시장 자체의 조정 요인이 컸던 만큼 주가 하락을 정부·여당의 책임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주가 상승을 정책 성과로 내세웠던 여당이라면 하락 위험에 대비하는 일에도 일관된 관심을 기울였어야 한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시장이 흔들릴수록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제도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투자자 보호와 기업가치 제고, 자본시장 제도 개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주식이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들기 전부터 정부와 여당이 투자자 보호와 기업가치 제고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였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는데도 정치 현안에 지나치게 골몰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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