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정치의 과잉, 사라진 민생
총 7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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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도박장 같다" 순식간에 '돈 삭제'…국정지지율도 흔들
"사이버 도박장 같아요. " 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4월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지자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에 5000만원을 투자했다. A씨는 "다들 코스피, 반도체 이야기를 하니 나만 안 들어가면 바보가 될 것 같아 집중적으로 샀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가 급락하면서 A씨의 투자 손실도 커졌다. 15일 기준 손실액은 약 1000만원이다. A씨는 주식 앱도 삭제했다고 했다. 그는 "지금 팔면 손실이 확정되는 셈이라 뺄 수도 없다"며 "여기서 더 떨어지면 정말 패닉일 것 같다"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과 증시 상승 기대에 투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입고 있다. 부동산에 이어 주식시장까지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지는 모습이다. 30대 직장인 B씨도 이달 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SK하이닉스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가 현재 약 200만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B씨는 "SK하이닉스가 160만원대일 때 저점이라고 생각해 들어갔다"며 "그런데 주가가 120만원대까지 떨어지니 멘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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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친화 실용주의, 실제 정책은..."…재계, 노동·규제개혁에 불만
재계는 정부와 국회가 기업 활동에 유연한 실용주의 경제 정책 구호를 외치면서도 정작 정책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업들이 우려하는 노동 편향 정책이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데다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규제개혁 요구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서 경영 환경이 전반적으로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꼽는 대표적인 사례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과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법정 정년 연장이다. 재계는 노란봉투법 입법 추진 단계부터 노조의 과도한 교섭 요구 등 부작용을 우려해 여러 대안을 제시했지만 대부분 수용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법 시행 이후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고, 노동위원회의 사용자성 판단을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의 기업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원청 사용자성 관련 판정이 '법률 및 고용노동부 해석지침에 맞게 이뤄지고 있다'는 응답은 27. 4%에 그쳤다. 정년 연장을 둘러싼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재계는 청년 고용 위축 등 부작용을 고려해 재고용 활성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정부·여당은 오히려 입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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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 내세운 李정부…경제 로드맵·컨트롤타워 부재
이재명 정부의 경제 철학과 지향점을 보여줄 종합적인 경제 로드맵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용'을 표방한 정책들이 친기업과 친규제 사이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겉돌고 있다는 것이다. 출범 초기 약속했던 잠재성장률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도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고 있다. 국정 전반을 관통하는 정책 철학이 분명하지 않다 보니 개별 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평가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미 관세 협상과 메가특구 프로젝트 등 개별 현안에 대한 정부의 속도전이 일부 성과를 거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관가와 경제계에서는 출범 초기 국정과제로 제시한 주요 과제들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다. 대표적인 과제가 '잠재성장률 3% 복원'이다. 저출생·고령화와 생산성 둔화로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1%대 후반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잠재성장률 회복은 구조적 저성장의 고리를 끊기 위한 핵심 목표다. 경제 관료 출신의 한 정책 전문가는 18일 "집권 1년 차에 부동산과 주식 등 당면 현안을 점검하고 기초를 다졌다면, 이제는 잠재성장 능력을 확충하고 양극화를 구조적으로 해소할 2단계 마스터플랜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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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하기 좋은 나라' 외쳤지만…규제완화 입법 후순위
이재명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와 규제 합리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기업 부담 완화와 투자 촉진을 위해 추진해온 주요 입법 과제 상당수는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배임죄 개편과 규제샌드박스 통합,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등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머물러 있고, 메가특구법의 노동 규제 특례도 노사정 논의가 현재 진행 중이다. 규제혁신을 강조해온 정부·여당의 기조에 비해 실제 입법 속도는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회 등에 따르면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경제형벌 합리화와 신산업 규제 완화 등을 주요 정책 과제로 추진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월 노동절 기념사에서 "노동 존중 사회와 기업 하기 좋은 나라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라며 노동과 기업의 상생을 강조했다. 정부·여당은 지난해 9월 110개 형벌 규정을 손보는 1차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12월에는 331개 규정을 대상으로 2차 방안을 내놨다. 올해 4월에는 약 230개 추가 과제를 담은 3차 추진 방안을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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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3차례 고쳤지만…자본시장 선진화 입법은 '제자리'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세 차례 상법 개정이 이뤄졌지만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후속 입법은 사실상 정체돼 있다. 일부 핵심 법안은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상당수 주주 보호 법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에 묶여 있다. 성과를 내세우는 데 그칠 게 아니라 투자자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후속 입법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법 개정만 놓고 보면 성과는 뚜렷하다. 지난해 7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는 1차 개정이 이뤄졌고, 같은 해 9월에는 대규모 상장사의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을 늘리는 2차 개정이 뒤따랐다. 지난 2월에는 기업의 자기주식 소각을 원칙적으로 의무화하는 3차 개정까지 마무리됐다. 기업들의 우려에도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와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해 온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컸다. 소액주주 권익을 보호하고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자본시장법 개정에서도 일부 진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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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40% 와르르" 개미 피눈물 흘릴 때...정치권 딴 곳 봤다
코스피가 고점 대비 40% 가까이 하락하는 동안 국회의 관심은 정치 현안에 쏠려 있었다. 여야는 국회 후반기 원 구성부터 검찰개혁과 대법관 후보자 제청 문제까지 사안마다 충돌했다. 자본시장 선진화와 주가 상승을 경제정책의 핵심 성과로 내세웠던 정부·여당은 정작 시장이 급락하는 국면에서 위험 관리와 투자자 보호에 얼마나 힘을 쏟았는지 의문을 남겼다. 증시 하락의 원인을 정치권에만 돌릴 수는 없지만 시장이 상승할 때와 하락할 때 정부·여당의 정책 대응이 달라진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코스피가 사상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 6월 22일, 정치권의 최대 현안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장 배분을 놓고 여섯 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정부·여당은 주가 상승을 현 정부의 가장 큰 경제 성과로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시장 과열 가능성과 급격한 변동 가능성에 대한 경고음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조정 국면에 대비한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 대책이 충분히 논의되지 못 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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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가려진 민생...동력잃은 경제정책 입법
집권여당의 정치 과잉 속에 민생이 뒷전으로 밀리면서 성장 온기 확산과 국민 체감 경제 회복을 구호로 내건 이재명 정부의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물가와 주거비 부담 증가, 증시 불안 등으로 민생 현안이 산적한데도 검찰·사법개혁 논란과 여권 내 계파 갈등 등 정치 현안이 전면에 부상하면서 시급한 경제·민생 의제가 가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 집권 1년은 실용주의 경제정책과 여당의 입법 지원이 맞물려 돌아간 기간이었다. 상법 개정으로 자본시장 개혁의 첫 발을 뗐고, 미래 먹거리인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됐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과 대미투자 후속 협상 등 대외 경제 현안에도 적절히 대응했다. 정부가 정책 방향을 제시하면 여당이 입법으로 뒷받침하는 구도가 작동하면서 경제 회복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그러나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전후해 여권 내 계파 갈등과 검찰개혁, 대법관 제청권 논란, 인사 책임론 등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경제 의제의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