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경찰 등 국가기관들의 무분별한 통신자료 수집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민사·행정 소송에 나선다. 또 이들에 통신자료를 제공한 이동통신3사에 대해서도 소송을 진행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민주노총,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8개 단체는 25일 서울 서초구 민변사무실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국정원과 서울지방경찰청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통신정보 제공을 요청한 사유 공개를 거부한데 따른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이동통신사에는 (국가기관의) 자료제공 요청 사유의 공개를 청구하는 소송도 제기했다"고 밝혔다.
양홍석 변호사는 "개인정보를 요청할 땐 요청서에 수사와의 연관성을 써야 하는데 통신사와 수사기관이 기계적으로 정보를 주고 받는 형태는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기기관이 통신자료를 수집하는 것은 기본권인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수사기관은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재판이나 수사 등을 이유로 통신자료를 요청해왔다. 이에 시민단체는 "수사를 목적으로 통신자료를 수집할 수는 있지만 문서 한 건당 80여명의 정보를 요청했고 이는 수사목적를 넘어선 '과잉수집'"이라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국가기관에 정보를 제공한 이동통신 3사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했다. 양 변호사는 "통신사에 제공내역을 확인하면 제공 날짜와 요청기관 등은 나오지만 (국가기관의) 요청 사유는 공개하지 않는다"며 "일부 정보만 공개해 문제를 해결하려하니 불필요한 오해와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시민단체와 시민 등 피해자 500명은 지난 18일 '영장없는 무분별한 통신자료 수집은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헌법소원 심판도 청구했다.
한편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83조 3항은 '전기통신사업자가 법원과 수사·정보기관의 서면 요청에 따라 이용자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아이디, 가입·해지일을 제출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이에 시민단체는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이 전국민 개인정보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등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모호하다"며 "폐기하거나 대폭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