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건 수임'으로 수임료 더 받은 로펌…법원 "부당이득 반환하라"

'별건 수임'으로 수임료 더 받은 로펌…법원 "부당이득 반환하라"

정진솔 기자
2026.05.26 06:00
대법원 청사 사진./사진=뉴스1
대법원 청사 사진./사진=뉴스1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사건을 여러 건으로 나눠 수임료를 과하게 받은 것으로 볼만한 사정이 있다면 법무법인이 이를 의뢰인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서경환)는 원고 A씨가 한 중견 로펌과 그 소속 변호사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적정 수임료를 초과하는 990만원을 반환하라'고 판단한 2심을 그대로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부동산 매매 과정에서 누수·소음 하자를 숨긴 채 계약을 체결했다며 매도인과 공인중개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A씨는 변호사 B씨를 선임하면서 총 1870만원의 착수금을 지급했다.

A씨에 따르면 이후 B씨는 소송 절차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합의를 요구했고,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이 가능하다는 점도 알려주지 않았다. 게다가 매도인과 중개인 관련 형사 고소의 사실관계와 증거가 상당 부분 중복되는데도 시차를 두고 별도 사건으로 진행해 추가 수임료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A씨 측은 "법률을 잘 모르는 점을 이용해 기망했다"며 B씨와 B씨 소속 법무법인을 상대로 재산상 손해 비용과 정신적 손해 비용을 합쳐 총 237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A씨 측 청구를 모두 기각했지만 2심은 일부 판단을 뒤집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들의 채무불이행이나 기망행위에 따른 불법행위 책임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도, 수임료 규모 자체는 과도하다고 봤다.

특히 재판부는 두 형사사건의 사실관계와 증거가 상당 부분 중복됐고, 작성된 고소장 내용 역시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또 형사 고소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민사 합의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 성격이 강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법무법인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적정 보수액 880만원을 초과한 나머지 990만원을 반환하게 됐다. 담당 변호사 개인에 대해서는 "위임계약 당사자와 수임료 채권자는 모두 법무법인"이라며 반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피고 측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상고 이유는 소액사건심판법상 소액사건의 상고이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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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솔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정진솔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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