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를 둘러싼 의혹이 날로 증폭되는 가운데 검찰이 최 씨를 언제쯤 조사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25일 검찰 등에 따르면 최씨 모녀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경마연습장 근처 단독주택가에 머물다 의혹이 불거진 이후 종적이 묘연한 상태다.
유럽의 26개국은 여권 검사 없이 출입국을 허락하도록 하는 '솅겐조약'에 가입돼 있다. 독일과 독일 인접국인 프랑스 등이 모두 여기에 가입돼 있어 최씨가 아무런 기록을 남기지 않고 독일을 벗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검찰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 통상적으로 범죄인이 해외로 도피했을 경우 수사당국은 인터폴을 통해 그 나라에 수사협조를 의뢰한다. 그런데 이 방법을 쓰기 위해서는 최씨의 혐의가 어느정도 입증이 돼야 한다. 최씨에 대한 직접 조사 없이 '비선실세' 의혹을 검찰이 입증을 해야 하는 것이다.
최씨는 현재 행적이 묘연한 상태에서 자신과 관련된 흔적을 지우고 있다. 지난 20일 독일에 있는 더블루케이의 대표이사가 고영태씨(40)에서 교포 변호사 박모씨로 변경됐다. 더블루케이는 최씨의 개인 회사로 K스포츠재단이 대기업으로부터 모금한 자금을 독일로 보내기 위해 사용한 통로로 의심받는 곳이다. 고씨 역시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씨의 딸 정유라씨(20)의 페이스북 계정은 삭제됐고 정씨의 국제승마연맹(FEI) 프로필도 수정됐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더블루케이의 한국법인 사무실도 논란이 본격화한 지난 9월 돌연 폐쇄됐다. 최씨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강남구 논현동의 고급커피숍 '테스타로싸'(Testa Rossa)도 지난 8월말 문을 닫았다.
검찰은 현재 미르·K재단 관계자들을 연일 불러 조사하고 있지만 의심스러운 행적은 지워지고 있고, 핵심 인물들은 모두 해외에 있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다. 최씨의 혐의 입증이 어려운 이유이자 최씨의 신병 확보가 요원한 이유다.
여기에 사법공조 요청을 받은 국가가 적극적으로 최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지 여부도 알 수 없다. 해당 국가에 가서 수사활동을 할 수 없는 만큼 무작정 기다려야 한다. 설사 잡혔다 할지라도 범죄인 인도를 받기까지도 수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한 변호사는 "여권무효화 등의 조치를 취할 순 있지만 최씨가 이 조치로 국내로 돌아올지는 미지수"라며 "최씨 신병 확보 없이는 검찰 수사도 제대로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JTBC는 최씨가 두고 간 사무실 컴퓨터에 담긴 200여개의 파일을 분석한 결과, 박 대통령의 연설문 44건이 연설 시점 이전에 최씨에게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최씨가 사전에 입수한 연설문 중에는 박 대통령이 '통일대박론'을 처음 천명한 2014년 3월 독일 드레스덴 연설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