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권위, "유성기업 노조원들 정신건강 악화" 의견 표명 결정

이해진 기자
2019.01.06 11:58

인권위, 사측 노조 차별행위도 일부 인정…"고용노동청, 노사갈등 적극 중재하라"

지난달 5일 충남 아산시 유성기업에서 근로자들이 건물출입구를 드나들고 있다./사진=뉴스1

국가인권위원회가 계속된 노사분규로 유성기업 노조원들의 정신건강이 악화됐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로 결정했다. 또 인권위는 유성기업 노조가 제기한 사측의 노조 차별행위 일부를 인정했다.

6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달 28일 차별시정소위원회를 열고 8년째 이어진 유성기업 노사분규로 노조원들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등 정신건강이 위협받고 있다고 결론냈다.

이번 결정은 유성기업 직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가 바탕이다. 인권위는 노조의 진정을 접수해 2017년 8월 500여명 유성기업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정신건강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중 스트레스와 우울 증상이 심각한 노조원 12명은 지난해 4월 전문의료기관에서 심층 면담 등 정밀검사를 했다.

그 결과 인권위는 유성기업 노조원들의 정신건강이 위협받고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노조원 대다수가 인간관계 악화, 일상적 우울감 등을 호소했고 일부는 자살 충동 증상도 호소했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이같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유성기업 노조원들의 건강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고용노동청에 노사 갈등을 적극 중재하라고 권고할 예정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고용노동청이 노사 간 대화를 적극 중재하고 피해 근로자 보호와 지원 조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이달 내로 관련 결정문을 작성해 유성기업 노조에 전달할 예정이다. 인권위가 실시한 정신건강검사 내용도 이 결정문에 포함된다.

인권위는 정신건강결과 발표와 함께 사측의 노조차별 행위도 일부 인정하고 관련 시정 권고를 할 예정이다. 인권위는 노조 측이 제시한 △잔업‧특근 차별 △징계 차별 △진급 차별 △임금 차별 가운데 잔업‧특근에서의 차별행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사측이 노조원들을 일부러 잔업과 특근에서 배제해 임금에서 불이익을 받도록 했다는 것이다.

애초 인권위의 정신건강 조사 결과는 지난해 초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해를 넘기도록 미뤄졌다. 이 과정에서 유성기업 노조는 지난달 30일 유성기업 아산공장 생산라인에서 일했던 오모씨(57)가 퇴사 3개월여만에 목숨을 끊자 "인권위의 노조파괴 방조가 노동자를 죽음을 몰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달 4일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인권위 규탄 기자회견도 열었다.

인권위 관계자는 "유성기업 사태가 형사고발과 재판이 이어지며 (조사 결과 발표를 위한) 사측 협조가 원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5일 유성기업 측의 노조 탄압으로 정신질환이 생겼다고 주장한 노동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이와 관련, 유성기업 관계자는 "인권위 정신건강 조사결과 유성기업 직원 500명 가운데 고위험군 분류자는 12명으로 2.4%에 불과하며, 이 가운데 3명은 유성지회 소속이 아닌 다른 노조 소속"이라며 "이들은 오히려 유성지회 측으로부터 폭행 등 피해를 입은 노조원들"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사망한 50대 노조원은 3개월 전 회사를 퇴사했으며 유족을 통해 확인한 결과 회사를 원망하거나 노사 갈등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하는 내용은 유서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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