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과 박영진 울산지검 형사2부장, 이정화 대전지검 검사가 징계위에 도합 60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제출했다. 그러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대신해 징계위원장을 맡은 정한중 한국외대 교수는 이들 자료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 자료제출이 무산될 뻔했다. 윤 총장 측이 "징계위가 이미 결론을 정해놓은 것 아니냐"고 반발한 이유다.
15일 머니투데이 더엘(theL)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손 담당관과 박 부장검사, 이 검사 등 3명은 징계위에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각자 준비한 자료를 지참해 왔다고 한다. 본인들이 경험한 사실과 이에 조화되는 증거들, 제기됐던 억측이나 오해에 대한 반박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위해서다.
손 담당관 등은 각자의 증인심문이 시작된 직후 위원회에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이야기 했으나, 정 위원장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정 교수는 이들에게 "변호인에게 주라"며 "변호인이 제출하도록 하라"는 말만 했다고 한다. 증인들이 가져온 자료를 검토하지 않은 것은 물론, 관련해 내용을 묻는 등의 실효성 있는 질문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가져온 자료는 제출되는 과정도 어려웠다. 이날 오후 5시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에 대한 증인심문이 시작되기 이전에 주어진 10분의 짧은 휴식시간을 통해 정식 제출됐다. 윤 총장 측 변호인들이 급하게 표지를 만들어 붙이는 등 정식 자료제출 형식을 갖추면서, 징계위 기록에 편철될 수 있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통상적인 조사위원회 형태의 기구라면 증인이 가져온 자료에 대해 궁금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오늘 의결을 하겠다는 징계위원들이 해당 자료들을 면밀히 살필지 의문"이라 했다.
이날 오후 7시50분쯤 윤 총장을 대리하는 이완규 변호사는 증인심문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기본적으로 징계절차가 위법하고 부당했다"면서 "결과에 승복 할 수 없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고, 결과에 따른 대응에 나설 것"이라 밝혔다. 이 변호사는 "징계사유가 성립하지 않음을 증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면서도 "노력과 상관없이 이미 결론이 다 정해져 있던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오늘 증인심문에 나오지 않은 사람들도 있고, 유의미한 증언이 많아서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지만 거부 당했다"면서 "현실적으로 최종진술을 못하는 상황이라 얘기했자 위원회가 최종진술을 포기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징계위는 이날 오전 10시30분 법무부 과천청사에서 2차 심의 기일을 열었다. 손 담당관과 박 부장검사, 류혁 법무부 감찰관, 이 검사, 한 부장에 대한 증인심문이 차례로 진행됐다. 오후 7시50분 저녁식사를 위해 정회한 뒤, 오후 9시부터는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여부 및 그 수위에 대한 의결 절차가 진행하고 있다. 의결 결과는 이날 자정쯤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