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공공 슈퍼컴퓨터 GPU(그래픽처리장치) 자원을 확보하면서 수사 업무에서 생성형 AI(인공지능)를 활용하는 방안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보유한 슈퍼컴퓨터를 임차하는 계약을 지난달 체결했다.
경찰이 보유한 방대한 수사 자료는 보안상 민간 클라우드에서 작업할 수 없기 때문에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경찰청은 지난 4월 전국 경찰관서에 '챗GPT 등 생성형 AI 활용 시 주의사항'을 담은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AI를 업무에 활용할 때 수사나 업무 자료를 입력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경찰이 임차한 슈퍼컴퓨터는 A100 GPU 24장을 탑재한 기기로 대전 유성구 KISTI 본원에 구축돼 있다. 경찰청은 슈퍼컴퓨터와 연결하는 전용망을 구성했다. 확보한 GPU 자원에 LG의 AI 모델 '엑사원'을 작동시킬 방침이다. 경찰청은 올해 초 엑사원을 활용한 AI 수사 지원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전용망을 사용하고 인터넷 연결 없이 슈퍼컴퓨터 설치형으로 엑사원을 작동해 보안 우려를 해소했다.
서비스는 구체적으로 킥스(형사사법정보시스템) 고도화에 초점을 맞췄다. 경찰이 활용하는 대표적 전산시스템인 킥스는 형사사법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경찰, 검찰 등이 공동으로 활용하는 기관 정보시스템이다. 고도화되는 킥스에서 유사 사건이나 판례를 AI에 기반해 검색할 수 있다. 수사 서식을 요약하거나 수사 결과보고서 초안을 작성하는 기능도 들어갈 예정이다. 수사 쟁점을 분석하는 기능도 개발하고 있다.
경찰은 오는 10월 해당 서비스를 일선에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 3월부터 개발에 착수해 오는 9월까지 개발을 마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는 할루시네이션(환각)을 억제하는 RAG(검색 증강 생성) 작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선 수사관들의 업무 부담을 덜고 수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1개 조직이 전국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벌이는 보이스피싱, 로맨스스캠 같은 사기 사건에서 비슷한 수법의 범죄를 병합해 수사하는 데도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유사 사건 검색 기능을 이용하면 전국에 있는 비슷한 수법의 사건을 취합해 받아볼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각종 검색을 활성화해서 수사 쟁점이나 판례, 유사 사건을 찾아보고 수사관들이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취지"라며 "현장 수사관의 업무 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하자는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