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품을 구매하면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함께 제공하는 일부 매장의 마케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SNS(소셜미디어)에 '농심의 재빠른 행보 - 라면에 종량제 봉투 포함'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확산했다. 마트에 진열된 라면 5개입 번들 들 제품이 쓰레기 종량제 봉투와 함께 묶여 있는 모습이다. 종량제 봉투를 일종의 미끼상품으로 내세운 셈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코로나 때도 그랬다"며 맥주 구매 시 KF94 마스크를 증정하는 이벤트나 2014년 허니버터칩 대란 때 다른 상품에 해당 과자를 끼워팔았던 상황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라면도 사고 종량제 봉투도 사고 일석이조다", "허니버터칩 후 이런 인질극 오랜만에 본다", "발 빠르네" 등의 반응도 보였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 품귀 현상은 최근 중동 사태로 촉발됐다.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중동발 에너지 리스크가 일상 소비재 시장까지 번진 것이다. 종량제봉투를 비롯한 비닐과 포장재는 나프타를 기초로 한 합성수지로 만들어지는데,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유 수송 여건이 악화되면서 나프타 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사재기 움직임까지 일고 있어 정부 차원에서 종량제 봉투 물량이 충분하다며 가격 인상도 없을 것이라고 불안 심리 달래기에 나섰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SNS를 통해 "전국 지방정부와 생산 공장을 꼼꼼히 확인한 결과 지방정부의 절반 이상이 이미 6개월치 이상의 몰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원료 역시 재생원료 사용 여력이 충분해 1년 이상 공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만약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일반 봉투 사용 허용 등 만반의 대책을 세워뒀으니 집에 쓰레기를 쌓아둘 일은 절대 없다"고 했다.
다만 김 장관은 지난 1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종량제 봉투를) 그동안 자율로 판매 제한을 했었는데 안정될 때까지 (코로나19 당시) 마스크처럼 1인당 판매 제한은 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정부가 쓰레기 종량제 봉투 사재기를 막기 위해 1인당 구매량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날 청와대에서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김 장관에게 "구매 수량을 제한하지 말 것과 지자체별로 보유하고 있는 쓰레기봉투 수량이 상이한 만큼 지역별 조정 등의 역할을 해줄 것"을 지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러시아산 나프타가 2.8만t 들어오고, 종량제 구매 제한 같은 것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