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관련 호재를 띄운 뒤 주식을 팔아 수백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들이 주가 하락 국면인 지난해에도 같은 방법으로 주가를 부양하려 한 정황이 추가로 확인됐다.
삼부토건은 지난해 3월 현지 건설사와 주택 사업을 발굴하고 합작법인까지 구성한다는 내용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홍보했다. 이에 당시 주가가 폭등했는데 해당 MOU 체결은 사실상 실체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31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와 변모 영업본부 인프라영업팀 차장 등은 지난해 3월27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현지 중견 건설사 BUDOVA(부도바)사의 계열사 'Well-being Contech'(웰빙 콘테크)의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케스텔보임(Mark Kestelboym)을 만나 MOU를 체결했다.
MOU에는 스마트 에코시티 조성 등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위한 양사 간 전략적 협력 방안이 포함됐다. 부도바사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당시 우크라이나 재건과 관련,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주택 건설을 위한 부지 선정 절차가 첫 번째 단계였다"며 "내부 감사가 끝나고 삼부토건과 협의가 끝나는 대로 실행 일정과 자금 조달 계획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삼부토건은 지난해 4월9일 오전 이 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삼부토건은 해당 MOU 체결로 우크라이나 복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부도바사가 엄청난 기술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150억원을 조달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증자로 마련한 자금은 신규 사업에 적극 투자하겠다고도 했다. 신규 사업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으로 해석됐다.
이 같은 내용이 시장에 퍼지면서 이날 삼부토건 주가는 1690원(+9.74%)으로 출발해 장중 1800원(+16.88%)까지 상승했다. 같은 날 삼부토건 최대주주 디와이디도 943원(+29.18%)으로 상한가에 근접한 가격에 출발한 뒤 944원(+29.32%)까지 올랐다.
문제는 삼부토건과 부도바사의 전략적 협력이 구체화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부도바사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삼부토건 측은 우리 기술 등에 투자하기로 했지만 선언적 수준에 머물렀다"며 "삼부토건 측과 마지막 대화는 지난해 상반기가 마지막이었다"고 밝혔다. 약속했던 투자나 주택 건설 부지 선정 등 후속 조치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부도바사는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가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등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한다. 관계자는 '삼부토건 경영진들 일부가 구속되고 일부는 도주한 사실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솔직히 말하면 인터뷰가 삼부토건과의 MOU 활성화와 관련이 있길 바랐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이일준 회장·이기훈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조성옥 전 회장 등 전현직 경영진 4명을 수사하고 있다. 이들은 2023년 5~7월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지자체와 재건 사업 관련 MOU를 체결했다고 반복적으로 홍보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뒤 주식을 팔아치워 369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삼부토건의 주가는 2023년 5월22일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 삼부토건의 경영진들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한 이후 1000원대에서 연일 상한가를 치며 단 2달 만인 7월17일 5500원으로 급등했다. 삼부토건은 이 포럼에서 우크라이나 코노토프시 등과 재건 사업 관련 포괄적 MOU를 맺었다고 홍보했다. 특검팀은 당시 삼부토건이 체결한 MOU에 '재건'(reconstruction)이란 표현이 없고 노력하자는 추상적인 내용만 담긴 점 등을 토대로 재건 사업에 참여할 의사가 처음부터 없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