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이 미 해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60대 미국인 남성 존 바르고스씨는 국군의 날인 1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방문했다. 바르고스씨는 전쟁기념관을 찾는 학생들을 보면서 "학생들이 국군의 날에 많이 와서 배우고 기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보기 좋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전쟁기념관 앞은 개장 1시간 전부터 시민들로 붐볐다.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체험학습을 나온 학생 등으로 가득했다. 국군의 날을 맞아 교육과 기념의 기회로 삼으려는 발길이었다.
학생들은 들뜬 표정으로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입구에 걸린 각 부대 깃발과 UN 참전국 국기를 발견하자 눈길을 멈추고 신기한 듯 올려다봤다. 야외에 전시된 탱크와 헬기 앞에서도 환한 웃음을 지으며 사진을 찍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호기심을 드러냈다. 중학생 노윤하양(13)은 "북한으로부터 우리나라를 지켜주신 국군 장병들께 감사함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한 가족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예린씨(31)는 세 살 아들과 함께 전쟁기념관을 찾았다. 그는 "마침 국군의 날이기도 하고 아들이 탱크 장난감을 좋아해 데리고 왔다"며 "지금 눈빛을 보니 무척 즐거워하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정오가 되면서 전쟁기념관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탱크 앞에 선 시민들은 "생각보다 크네", "와 멋있다" 등 반응을 보이며 사진을 찍었다. 외국인 방문객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올해 국군의 날에는 시가행진은 생략됐지만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는 다양한 군 생활 체험 부스가 마련됐다. 옛날 생활관과 최신 생활관을 나란히 재현해 군 생활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보여줬고 이를 지켜본 예비역들은 과거를 떠올리며 잠시 향수에 젖었다. 이 외에도 △모의 특급 전사 체력 시험 △사격 체험 등이 운영돼 시민들의 발길을 끌었다.
권모씨(68)는 "77년 군번으로 강화도에서 근무했고 옛 생활관을 보니 그 시절이 떠오른다"라며 "요즘 군인들은 침대도 쓰고 군복도 디자인과 기능 면에서 훨씬 좋아진 것 같아 부럽다"고 말했다.
권씨는 모의 체력 훈련에도 도전했지만, 특급에 도달하진 못했다. 그는 "젊었을 땐 해냈겠지만 나이가 드니 어렵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군인을 기념해 이런 체험 활동을 마련한 건 의미 있고 재미있는 취지라서 좋아 보인다"라고 했다.
군인의 꿈을 키운 학생도 있었다. 고등학생 탁예진양(17)은 현장에 마련된 부스에서 장병들을 향한 응원 글귀를 적는 중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군인으로 충남 계룡대에서 근무 중이다. 탁양은 "어릴 때부터 군인 집안에서 자라며 자연스럽게 동경심을 갖게 됐다"며 "저 역시 군인이 되는 게 꿈이라 이곳에서 응원의 글을 남기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