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죽인다" 돈 잃고 비 오는 밤거리 배회…모르는 여성 쫓아 무참히 살해[뉴스속오늘]

"다 죽인다" 돈 잃고 비 오는 밤거리 배회…모르는 여성 쫓아 무참히 살해[뉴스속오늘]

채태병 기자
2026.03.28 05:55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충남 서천군 묻지마 살인 사건의 범인 이지현이 도로변을 배회하며 범행 상대를 물색 중이던 모습. /사진=채널A 뉴스 캡처
충남 서천군 묻지마 살인 사건의 범인 이지현이 도로변을 배회하며 범행 상대를 물색 중이던 모습. /사진=채널A 뉴스 캡처

1년 전인 2025년 3월 28일 검찰은 '서천 묻지마 살인 사건'의 범인 이지현(당시 35세)을 살인 등 혐의로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이지현은 같은달 2일 충남 서천군 한 도로변에서 일면식 없는 40대 여성 A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온라인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 사이트에서 수천만원을 잃은 뒤 은행 대출까지 거절당하자 신변을 비관하며 불특정 인물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비가 내리던 밤, 인적이 드문 공터로 간 이씨는 1시간가량 도로를 배회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그러던 중 이씨는 우산을 쓰고 산책 중이던 A씨와 마주쳤다. 이후 그는 자신을 지나친 A씨를 쫓아가 무참히 살해했다.

체포 후 '방어적 태도' 일관한 李…유족 "엄벌 탄원"
충남 서천군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한 이지현. /사진=충남경찰청 제공
충남 서천군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한 이지현. /사진=충남경찰청 제공

신고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범행 장소 주변 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주거지에 있던 이지현을 체포했다. 경찰은 이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했지만, 이씨가 일부 진술을 거부하는 등 방어적 태도를 보인 탓에 '진단 불가' 판정이 나왔다.

이씨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을 때, 피해자 A씨 유족은 수사기관에 엄벌 탄원서를 냈다. A씨 아버지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누구보다 가족을 아끼고 열심히 살아온 제 딸은 일면식 없는 피의자에게 처참히 목숨을 잃었다"며 "남은 가족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범인은 고인과 유족에게 사과하지 않고 변호사 선임 후 지적장애와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주장만 하고 있다"며 "또 본인에게 불리한 진술은 거부하는 등 처벌을 회피하는 데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고 분노했다.

A씨 아버지는 "우리 가족의 시간은, 사건이 발생한 그 시간에 멈춰 있다"며 "생명의 가치를 모르는 잔인한 가해자에게 무기징역 이상의 강력한 처벌이 선고돼야 유족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것 같다"고 엄벌을 촉구했다.

'무기징역' 선고한 재판부, 전자발찌 부착은 No
범죄자 재판 구속 관련 삽화.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범죄자 재판 구속 관련 삽화.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유족으로부터 엄벌 탄원까지 받은 수사기관은 역량을 집중해 이지현이 범행 한 달 전쯤 사람을 죽일 것이라는 내용의 메모를 작성한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이지현의 범행이 우발적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계획된 범죄였다고 판단했다.

이에 검찰은 이씨를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 한 뒤 법정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 이씨에 대해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내려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대전지법 홍성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나상훈)는 검찰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지현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러나 검찰이 청구한 전자발찌 부착 명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신 5년간의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검찰은 "전자발찌 부착의 필요성이 있다"며 원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냈다. 그러자 이씨 측 변호인은 "이미 무기징역이 선고된 상황에서 굳이 전자발찌 부착 명령까지 내릴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항소심을 맡은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박진환)도 1심 재판부와 같은 판단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보호관찰을 넘어 전자발찌 부착까지 명령할 만한 사정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이후 상고 절차 없이 이지현에 대한 무기징역 선고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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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태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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