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3년에 걸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국제 소송에서 한국 정부가 완승을 거뒀다. 이번 사례처럼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International Centre for Settlement of Investment Disputes)가 자신들이 내린 판정에 대해 전체 취소를 한 비율은 50여년간 1.6%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세계은행 산하 기관인 ICSID가 지난 8월27일 발간한 사건 현황 통계에 따르면 1972년 최초 사건 등록부터 지난 6월말까지 ICSID가 내린 판정은 총 503건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약 23%에 해당하는 114건에 대한 취소 신청이 기각됐다. 판정을 취소해 달라고 신청했지만 취소 사유 또는 절차장 중대한 하자가 없다고 판단한 사건이다. 약 9%에 해당하는 47건에 대한 취소 절차는 중단됐다. 신청인이 취소 신청을 스스로 취하하거나 당사자끼리 합의·화해해서 더 다툴 필요가 없어져 취소 절차가 본안 결론까지 가지 않고 멈춘 사건들이다.
신청이 받아들여져 판정이 전부 취소되거나 부분 취소된 사례는 총 25건으로 약 5%에 불과하다. 부분 취소된 경우는 17건으로 전체의 3.3% 전부 취소된 경우는 8건으로 전체의 약 1.6%에 해당한다. 즉 한국 정부와 론스타 사건처럼 판정이 전부 뒤집힌 경우는 100건에 1건 정도의 비율로 발생하는 일로, 극히 이례적이다. 사실상 이기기 힘든 사건에서 승리를 거둔 '쾌거'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김샘 (Sam Kim) 법무법인 화우 외국변호사는 "중재판정 취소 자체가 흔하지 않고, 특히 이번처럼 ICSID 안에 설치된 위원회가 ISDS 판정을 다시 봐서 취소한 경우는 각국 법원에 가서 취소를 구하는 것보다도 확률이 더 낮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이번 결과는 정부 쪽에서도, 국제중재 실무에서도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취소 소송의 실무를 지휘한 정홍식 법무부 국제법무국장은 "중재 절차 과정에서 적법 절차 위반이 상당히 신중하게 발생했다는 점이 (위원회가) 한국 정부의 취소 신청을 받아들인 결정적인 계기"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취소 신청 관련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날 오후 3시22분쯤 미국 워싱턴DC 소재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론스타 ISDS 취소위원회로부터 대한민국 승소 결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론스타는 2012년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봤다며 한국 정부에 46억8000만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국제중재를 제기했다.
중재판정부는 2022년 8월 론스타 주장 중 일부를 인정해 우리 정부가 청구 금액 46억8000만 달러 중 4.6%인 2억1650만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정했다.
우리 정부는 같은해 10월 중재판정부가 배상원금을 과다 산정했고, 이자 중복 계산 등이 있었다며 정정신청을 냈다. 중재판정부는 이를 전부 인용해 우리 정부가 물어야 할 배상금은 2억1601만8682달러로 줄었다. 이후 론스타와 우리 정부 모두 해당 판정에 취소신청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