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쿠팡에 따릉이까지…잇단 개인정보 유출에 '집단소송제' 요구 봇물

최문혁 기자
2026.02.03 16:40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따릉이 대여소에 따릉이가 세워져 있다./사진=뉴스1.

최근 SK텔레콤과 쿠팡,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까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명확한 피해 구제 방안이 없어 피해자들의 부담만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기업의 자율 보상에 의존하는 현행 구조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집단소송제 도입 필요성도 제기된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달 27일 서울시설공단에 서울시 공공자전거 서비스 따릉이에서 개인정보 유출로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됐다고 통보했다. 유출된 개인정보는 약 450만건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해에는 SK텔레콤에서 2695만여건, 쿠팡에선 3370만여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며 파장이 확산됐다.

연이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도 실질적인 피해 구제는 쉽지 않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 30일 1인당 10만원을 보상하라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안을 불수용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SK텔레콤의 불수용에 따라 피해 구제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개별적으로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은 쿠팡은 지난달 15일부터 피해 고객에게 1인당 5만원 상당의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다만 지급된 쿠폰 중 4만원은 쿠팡 트래블과 알럭스 등 상대적으로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돼 '마케팅 수단'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쿠팡이 이용자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정보 유출 사건을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마냥 기다려야 하느냐"…집단소송제 도입 목소리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피해자들의 집단소송 참여 신청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사진=네이버 카페 '쿠팡 해킹 피해자 모임' 화면 캡처.

현행법상 국내에서 집단소송이 허용되는 분야는 증권 관련 소송에 한정된다. 개인정보 유출의 경우 피해자들이 개별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 보상을 받기 어려운 구조다.

이렇다보니 유출 피해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모여 소송 참여자를 모으는 경우도 있다. 회원수가 6만명이 넘는 네이버 카페 '쿠팡 해킹 피해자 모임'에는 소송 참여 신청과 진행 상황을 묻는 글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시민단체와 법조계에서는 집단소송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2일 "반복되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태는 제도 미비로 인한 사고"라며 "실효적인 피해구제와 사고방지를 위해 집단소송법을 즉각 제정하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쿠팡 사태 관련 소송을 대리하는 이은우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직접 소송의 원고가 되지 않더라도 소송 결과에 따라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며 "우리나라 경제 규모 수준에서는 집단소송법이 없는 나라를 찾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집단소송법 도입이 소송 남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소송이 많아지는 것 자체가 아니라 제도를 악용하는 부당 소송이 문제"라며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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