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시세 부풀리기' 운용사 대표 징역 3년…'가상자산법위반 1호'

박진호 기자
2026.02.04 16:08
서울남부지법. /사진=뉴시스.

가상자산인 코인 시세를 부풀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코인 운용업체 대표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이번 사건은 2024년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후 검찰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패스트트랙(신속 수사 전환)으로 넘겨받은 첫 사례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이정희)는 4일 오후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주범 이모씨(35)에게 징역 3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하고 8억4656만3000원의 추징명령을 내렸다. 공범 강모씨(30)에겐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유죄로 판단한 부문은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거래량을 부풀린 혐의다.

다만 범행 과정에서 약 71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혐의는 이유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부당이득이 어떤 방식으로 산정됐는지 등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거래는 자연스러운 시장의 수요 공급 원리를 벗어나 가격 상승 기능을 왜곡한 행위"라며 "거래량을 인위적으로 형성해 시세를 변동시키면서 투자자를 매매에 끌어들이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양형 사유에 대해서는 "시장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중대 범죄로 죄질이 좋지 않다"며 "가상 자산을 거래하는 불특정 다수의 일반 투자자들에게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끼칠 위험을 불러 비난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또 피고인들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 범행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라고 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가상자산 시세 정의 규정'이 없다는 것과 공소사실이 불명확해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있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이들은 2024년 7월 22일부터 같은해 10월25일까지 자동 매매프로그램을 이용해 코인 거래량을 부풀리고 허수의 매수 주문을 반복 제출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과정에서 코인 약 122만개를 순매도해 약 71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이 거래한 코인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범행 전인 2024년 7월21일 기준 16만개 수준이었지만, 범행이 시작되면서 거래량이 245만개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89%는 이씨가 거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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