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깼다고 생각했죠?"…스쿨존 음주운전 단속 가보니

박상혁, 최문혁 기자
2026.03.04 14:20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 경찰관이 음주운전 금지 피켓을 들고 스쿨존 일대에 교통법규 등 위반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박상혁 기자.

"음주가 감지됐습니다. 운전자님은 차에서 내려 별도로 측정해야 합니다."

4일 오전 8시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한 초등학교 앞. 등굣길 스쿨존에서 진행된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40대 남성 운전자 A씨가 적발됐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5%로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A씨는 "전날 회식 자리에서 소주 2병 정도를 마셨다"고 말했다.

곧이어 적발된 40대 남성 B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084%가 측정됐다. 면허 취소 수준이다. B씨는 "전날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아침에 운전대를 잡았다"고 했다.

박오수 수서경찰서 교통과장은 "늦게까지 술을 마셨다면 일정 시간이 지나야 알코올이 해소되기 때문에 잠을 잤더라도 출근길 운전 시 음주가 감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음주 운전은 자신은 물론 타인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는 중대 범죄"라며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단속을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시간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도 단속이 진행됐다. 이곳에선 음주 운전자가 적발되진 않았지만, 동승자가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채 오토바이를 타던 부부가 적발돼 범칙금 2만원을 부과받았다.

노원경찰서 관계자는 "가까운 거리일수록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고가 났을 경우 손잡이가 없는 동승자는 더 위험하기 때문에 단속 대상"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전 '서울교통 Re-디자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울 전역 초등학교 스쿨존에서 대대적인 음주운전 단속을 벌였다. 이날 단속에는 교통경찰 264명과 교통기동대 21명이 투입됐다.

이날 등교시간대 단속·계도 건수는 총 97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음주운전은 총 4건 적발됐다. 1명은 면허 취소, 3명은 면허 정치 처분을 받았다. 이밖에 △교통법규 위반 단속은 총 22건(신호위반 7건·기타 15건) △계도 조치는 71건(신호위반 12건·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23건·기타 36건) 등이다.

경찰은 △교차로 끼어들기·꼬리물기 △두바퀴차(이륜차·PM·자전거) 인도 주행 △신호 없는 횡단보도 일시 정지 △전용도로 지정차로 위반 등 각종 교통법규 위반도 함께 점검했다. 반려견을 안고 운전하다 적발된 운전자 C씨가 범칙금 4만원을 내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단속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이모씨(39)는 "처음엔 아이들이 경찰관을 보고 무서워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이런 단속이 자주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지난해에도 '스쿨존 등굣길 음주운전 단속'을 매주 1회 이상 실시했다. 그 결과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는 2024년 80건에서 지난해 62건으로 줄었다. 사망 사고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4일 오전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을 하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사진=최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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