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모아 조기은퇴" 사표 낸 40대 아빠, 1년 만에 재취업...왜?

박다영 기자
2026.03.12 14:23
약 14억원의 금융 자산을 모아 45세에 조기 은퇴를 선언했던 한 남성이 불과 1년 만에 재취업에 나선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머니투데이 DB

일본에서 약 14억원의 금융 자산을 모아 45세에 조기 은퇴를 선언했던 한 남성이 불과 1년 만에 재취업에 나선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1일 일본 금융 전문지 '더 골드'는 약 1억5000만엔(약 14억원)의 금융 자산을 보유한 남성 A씨(45)의 사연을 보도했다.

도쿄에 거주하는 A씨는 10년 넘게 주식과 투자신탁 등에 투자해 자산을 모아 운용 수익만으로 생활할 수 있다고 판단해 회사를 그만두고 '파이어(FIRE·조기 은퇴)'를 선택했다.

A씨는 "원래 조직 생활이 체질에 맞지 않았고 만원 지하철, 아침부터 밤까지 회사에 묶여있는 생활이 싫었다"며 "그래서 투자에 몰두했던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은퇴 후 평일 낮에 산책을 하고 커피를 마시며 자신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자 해방감을 느꼈다. 그러나 은퇴 후 생활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평일 낮 운동복 차림으로 장을 보러 나설 때면 이웃들은 "요즘 집에 있다"는 그의 말에 안타까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돈이 많아서 회사를 그만뒀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나. 재택 근무라고 했으면 좋았을 텐데 '요즘 잠깐 집에 있어서 장을 보고 있다'고 얼버무렸더니 괜히 동정 섞인 배려를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초등학생 자녀의 질문이 재취업을 결정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아이는 "아빠는 왜 회사에 안 가느냐", "엄마만 일해도 괜찮은 거냐"고 물었고, 그는 선뜻 답하지 못했다고 한다.

A씨는 아이에게 질문을 받은 후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집에 없는 시간을 만들어야겠다고 느꼈다. 그러나 아내는 주변 시선을 의식해 집 근처 카페 아르바이트조차 "동네 엄마들이 자주 가는 곳이니 더 먼 곳에서 찾아보는 게 좋겠다"고 했다.

A씨는 "파이어족은 일본인 정서에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매체는 "혼자라면 주변 시선이 상관 없겠지만 가족이 있는 경우에는 다르다. '일하지 않는 아버지'가 집에 있다는 사실은 자녀에게도, 아내에게도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를 동반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는 아직도 '성인이라면 회사에 가야 한다'는 가치관이 강하게 남아있다"며 "자산이 있다면 일하지 않아도 살 수 있지만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사회적 역할을 수시로 요구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퇴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재취업을 준비 중인 A씨는 "파이어족 선언 1년 만에 다시 구직활동을 시작했다"며 "회사원은 의외로 '편리한 직함'이라는 걸 깨달았다. 회사원이라고만 하면 그 이상 캐묻지 않는다. 재취업 이야기를 했더니 부모님도 안심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자산이 있는 만큼 이전처럼 생계에 매몰되지 않고 여유있게 일할 수 있는 적당한 직장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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