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형사 남편, 증거 안 남겨" 아내 이혼 요구에..."맨몸으로 나가"

류원혜 기자
2026.04.07 10:48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찰 남편이 결혼생활 내내 증거가 남지 않는 방법으로 폭행했다면 이혼 소송 시 어떻게 귀책 사유를 입증할 수 있을까.

7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이혼을 고려 중인 여성 A씨 고민이 소개됐다.

어릴 때 부모를 여의고 이모 집에서 자란 A씨는 하루빨리 독립하고 싶은 마음에 결혼을 서둘렀고 첫 소개팅으로 만난 남성과 교제 중 임신하면서 가정을 꾸렸다. 강력계 형사였던 남편은 말투가 강압적이었으나 A씨는 결혼과 출산을 계기로 달라질 거라 믿었다.

하지만 딸이 태어난 뒤에도 남편은 변하지 않았다. 사소한 일에도 A씨와 딸에게 소리를 지르고 끊임없이 잔소리했다. A씨는 딸이 성인이 될 때까지만 버티겠다는 생각으로 갈등이 생길 때마다 침묵하며 견뎠다.

남편은 욕설을 퍼부으면서도 "증거는 남기지 않는다"며 A씨 몸에 상처가 남을 행동은 피했다. 그러던 중 대학생 딸이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A씨에게 명품 지갑을 선물하자 남편은 크게 분노했고, 상처받은 딸은 "친구와 살겠다"며 집을 떠났다.

A씨는 이혼을 요구했다. 남편은 "맨몸으로 나가라. 재산은 다 내가 번 거니까 한 푼도 줄 수 없다. 땅도 부모님이 주신 것"이라며 재산분할을 거부했다.

A씨는 "남편이 원래 차갑고 폭력적인 사람이었단 걸 뒤늦게 알았다. 딸이 떠난 뒤 억눌렀던 감정이 한꺼번에 터졌다"며 "남편 눈치 보면서 숨죽여 살아온 시간과 친정이 없다는 이유로 무시당하고 시어머니에 대한 복종만 강요받던 세월이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저는 식당 아르바이트나 반찬 가게에서 일을 조금 했던 게 전부"라며 "제대로 일한 적이 없는데 이혼이 가능한지,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조언을 구했다.

임경미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직접적 폭행 증거가 없더라도 오랜 기간 폭언과 억압으로 혼인 관계가 파탄됐다면 이혼이 가능하다"며 "가정법원은 한쪽이 이혼을 원하는 상황에 상대방 귀책 증거가 없다면 '가사 조사'를 통해 부부 갈등과 문제점을 파악한다. 아빠 성향을 잘 아는 딸의 진술서도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재산분할에 대해서는 "A씨 내조가 있었기에 남편이 공직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부동산과 예금이 남편 명의라 해도 혼인 기간 중 형성한 재산이라면 A씨가 내조한 기여가 인정돼 분할 대상이 된다"며 "약 30년 혼인 기간이라면 50% 수준 기여도가 인정되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이어 "시가로부터 증여받은 토지는 특유 재산에 해당한다. 하지만 A씨가 가사와 육아로 그 재산 유지에 기여했다고 인정된다면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며 "남편 공무원 연금과 퇴직금도 이혼 시점 기준으로 산정해 분할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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