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수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을 거란 소식에 직장인들이 또 한 번 씁쓸한 박탈감을 체감하는 분위기다.
22일 삼성전자 노사의 파격적인 보상안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에는 이에 대한 부러움과 폭발적인 반응으로 들썩였다.
공무원인 한 이용자가 "삼전 형들 포르쉐 뽑는 거냐. 너무 부럽다"는 글을 남기자 "빨리 계약금 걸어", "포르쉐? 페라리!", "페라리 뽑는 사람 꽤 있을 듯" 등의 댓글이 달렸다. 실제 삼성전자를 다니는 친구 2명이 포르쉐 계약을 했다며 "근로의욕이 완전히 사라졌다. 성과급으로 포르쉐를 사도 돈이 한참 남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직장인도 있었다.
'삼전 출근길'이라는 제목의 글에는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등 수억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외제차가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의 AI(인공지능) 이미지가 담겨있었다.
이미 수억원대 성과급을 확정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묶어 부러움을 드러내는 글도 있었다. '하이닉스·삼전 다니는 사람들 특징'이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한 이용자는 "요플레 뚜껑 핥아먹지 않고 그냥 버림, 차 기름 넣을 때 주유소 가까운 곳 가서 주유, 배민(배달의민족) 시킬 때 배달비 신경 안씀, 짜장면 시킬 때 그냥 짜장면 말고 간짜장 시킴"이라고 적었다.
이에 직장인들은 해당 이미지를 공유하며 "내 10년치 연봉이 성과급이라고?", "사촌 동생이 삼성전자 사내 부부인데 내년까지만 성과급 받아도 내 평생 소득을 다 버는 셈", "당장 사표 쓰고 싶다", "주변에 삼전 다니는 친구가 많아 더 상대적 박탈감이 든다", "먼 나라 이야기였다면 좀 덜했을 텐데", "정말 심각한 사회적 위화감이 생긴다", "부럽다 못해 자괴감이 든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삼성전자 반도체(DS)와 비반도체(DX) 부문 성과급 차이를 두고 계급이 나뉘었다는 웃지 못할 내용이 담긴 이미지도 올라왔다. 받게 될 성과급에 따라 DS 메모리를 최고 신분으로, DS 공통이 두 번째, DS 르팡이 세 번째, DX를 최하위 신분으로 묘사한 것이다.
삼성전자 노사가 잠정 합의안 보상안을 들여다보면 사업 성과의 10.5%가 성과급 고정 재원으로 쓰인다.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전망치는 300조원으로, 합의안대로면 31조5000억원이 특별 성과급 재원으로 쓰인다.
일단 반도체 부문 직원이라면 31조5000억원의 40%를 나눠 받는데 1인당 평균 1억6000만원에 달한다. 나머지 60%는 실적에 연동되면서 부문 내 사업부별로 차등 지급된다. 이에 따라 역대급 실적을 낸 메모리사업부는 가로 1인당 3억8000만원을 받게 된다. 여기에 기존 성과급까지 합치면 메모리 사업부 성과급은 1인당 최대 6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DS내에서도 보상 격차는 4배 가까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각종 전자제품을 만드는 DX 부문은 메모리 부분의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6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지급받는다.
이같은 상황에 SNS(소셜미디어)에는 "DS 고졸 3년이 DX 부장급 박사 100년이랑 똑같다. 부럽다. 우리 남편 사기를 다 잃었다", "승진 누락보다 DX 발령이 더 무섭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삼성전자 노조는 이날부터 오는 27일까지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에 들어간다. 의결권이 있는 조합원 과반수가 참여해 과반수가 찬성하면 잠정합의안은 최종 가결된다. 투표권을 갖고 있는 조합원은 9만7000여명으로, 이들 중 반도체 부문 DS 조합원이 7만8000여명으로 압도적 다수인 만큼 합의안은 가결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