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단지에 마약을 숨긴 뒤 구매자에게 위치좌표를 전달하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유통에 가담한 10대 여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광진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혐의를 받는 10대 여성 A씨를 지난 4일 구속 송치했다. A씨는 지난달 초 서울 광진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수도계량기함과 배관함 등에 마약을 숨기고 구매자에게 위치를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관련 첩보를 입수한 뒤 아파트단지 내부 CCTV(폐쇄회로TV) 등을 분석해 추적수사를 벌였고 지난달말 A씨를 주거지에서 검거했다. 해당 아파트단지에서는 또다른 마약 유통 의심 정황도 나왔다. 지난 18일엔 얼굴을 가린 20대 여성이 아파트 계량기함에서 정체불명의 물건을 꺼내 갔다는 주민 제보가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마약 은닉장소는 인적이 드문 야산이나 주택가를 넘어 도심 아파트 대단지까지 확산하고 있다. 접근성이 좋고 좌표 지정이 쉽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아파트단지 내 소화전과 수도계량기함, 비상구 등이 주요 은닉장소로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마약대응팀 관계자는 "지난해 수사기관의 마약수거 현장을 참관한 결과 서울에서 마약이 발견된 650여곳 가운데 약 90%가 아파트였다"며 "특히 소화전이나 계량기함, 비상구 등이 자주 이용됐다"고 말했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돈을 벌 수 있다는 점 때문에 10대 청소년들이 운반책으로 유입되는 사례도 이어진다. 대검찰청 마약류 월간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10대 마약류 사범은 188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17명) 대비 약 61% 늘었다.
2023년 텔레그램을 통해 '던지기 알바(아르바이트)'에 가담한 10대 C군은 주택가 등을 돌며 1주일 동안 156차례 마약을 운반해 약 160만원을 챙긴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아파트는 주민간 교류가 적고 무관심한 경우가 많아 수상한 물건이 있어도 지나치기 쉽다"며 "계량기함이나 분전반 같은 공간을 평소 세심하게 살피고 수상한 정황을 적극 신고하는 것이 범죄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