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 광주 도심에서 장윤기(23)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여고생 유족이 딸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했다.
지난 31일 MBC·광주일보 보도에 따르면 고(故) 이채원양(17) 아버지 이모씨(49)는 "사건보다 이채원이라는 이름이 기억되고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딸 이름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아직도 사건 당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평소와 달리 학원이 끝나도 연락이 닿지 않는 딸을 걱정하던 이씨는 40여분뒤 경찰 전화를 받고 병원으로 향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교통사고를 당한 줄 알았지 강력범죄 피해를 입었을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이씨는 "아직도 딸이 응급실에 있는 모습이 떠오르면 미칠 것 같다. 채원이는 마지막 순간까지 눈도 감지 못한 채 있었다"며 "부모로서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지금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채원양은 사람 구하는 일을 하고 싶다며 응급구조학과 진학을 꿈꾼 것으로 전해졌다. 입시 상담을 스스로 찾아다닐 만큼 목표가 뚜렷했다는 것이 유족 설명이다. 이날 공개된 채원양 방 한편엔 응급구조사 유니폼이 놓여 있었다.
이씨는 채원양에 대해 "사춘기도 없을 정도로 정말 착한 아이였다. 단 한 번도 엄마 아빠에게 화낸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유족은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씨는 "(가해자가) 절대 이 세상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채원양 어머니 최모씨(43)도 "다신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외칠 수 있는 사람은 부모밖에 없더라"라며 "사람들은 채원이가 어떤 아이였는지 점점 잊는 것 같다. 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잊히지 않게 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광주전남추모연대는 채원양 49재에 맞춰 추모식을 열 계획이다.
채원양은 지난달 5일 오전 12시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 인근 인도에서 장윤기(23)가 휘두른 흉기에 숨졌다. 장윤기는 당시 도움을 주려 달려온 남고생에게도 중상을 입혀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경찰은 장윤기가 범행 이틀 전 직장 동료인 외국인 여성을 감금하고 성폭행과 스토킹까지 한 사실도 확인하고 혐의를 추가해 검찰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