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절차적 판단을 문제삼아 재판청구권의 침해를 주장한 재판소원이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에 추가로 회부됐다. 앞서 헌재는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상고기각·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미준수로 인한 항소각하 문제도 정식 심리를 개시한 바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헌법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 평의 결과 이날 "항소심 결정과 대법원결정이 적법절차원칙에 반하고, 재판청구권을 침해했다"는 취지의 재판소원 사건 1건을 추가로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
청구인인 외국법인 A사는 2022년 10월 발생한 선박-하역기 충돌 사고와 관련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휘말렸다. 원고 측은 선체용선자인 A사를 상대로 부산지법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1심 법원은 A사가 외국법인이라는 이유 등으로 국외송달이 여의치 않자 공시송달명령을 내렸다. 공시송달명령이란 상대방에게 소송서류를 직접 보내거나 전달하기 어려울 때 법원이 "법원 게시 방식으로 송달한 것으로 처리하겠다"고 정하는 명령이다.
이후 법원은 소송서류를 모두 공시송달 방식으로 처리해 변론기일을 진행했고, 지난해 8월13일 원고 전부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해당 판결도 공시송달 방식으로 A사에 송달됐고 같은달 28일 형식상 확정됐다.
A사는 뒤늦게 소송 사실을 알게 됐다며 지난해 10월24일 부산고법에 추후보완항소를 제기했다. A사는 같은해 11월4일 항소심 법원으로부터 항소기록접수통지서를 받았고, 12월12일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연장신청서를 냈다. 항소심 법원은 같은달 15일 제출기간을 1개월 연장한다는 결정을 했다.
A사는 이 결정에 따라 연장된 기간의 말일을 지난 1월15일로 보고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같은 날 "항소인이 제출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직권으로 조사할 사유도 없다"며 항소각하 결정을 했다. A사는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즉시항고했지만, 대법원은 지난 4월24일 심리불속행 기각했다.
A사는 지난달 23일 항소심 결정과 대법원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A사는 항소심 법원이 스스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1개월 연장해놓고, 그 기간 안에 제출된 항소이유서를 고려하지 않은 채 항소를 각하한 것은 적법절차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헌재는 법원의 절차적 문제와 연관된 재판소원 다수를 정식심판에 회부한 바 있다. '1호 재판소원' 녹십자 백신 입찰담함 사건은 대법원 심리불속행 기각 문제와 연관됐다. 지난달 15일에는 항소이유서 제출을 늦게 했다는 이유로 항소를 각하한 법원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취지의 재판소원 2건이 사전심사 문턱을 넘기도 했다.
한편 헌재에 따르면 이번 정식재판 회부를 포함해 재판소원 시행 후 전원재판부 회부 결정은 총 6건이며 전체 각하 건수는 676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