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가로부터 약 20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앞서 방위사업청과 군수품 납품 계약을 맺고 공장 폭발 사고로 제 때 납품을 하지 못해 약 100억원 상당의 지체상금(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의 이행을 지체한 계약자가 내야 하는 금액)을 부담하게 됐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 중 일부를 돌려받아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온 것이다.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물품 대금을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지연손해금 부분만 파기해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나머지 상고는 모두 기각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7년 12월부터 약 1년간 방위사업청과 다섯 차례에 걸쳐 유도탄 등 군수품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만 1조1223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2019년 2월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3명이 숨졌고 대전지방노동청은 이를 중대 재해로 보고 같은 해 2월부터 8월까지 사업장 전체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
결국 유도탄 등 군사 장비 납품은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방위사업청은 납품 지체를 이유로 약 99억 원의 지체상금을 공제한 뒤 물품 대금을 지급했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공제 금액 100억원은 너무 과하다며 소송을 냈다. 노동청의 명령으로 어쩔 수 없이 납품이 늦어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1·2심은 모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그 액수는 과하다고 판단했다. 1심은 국가가 이미 공제한 금액의 20%에 해당하는 약 19억7545만 원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2심도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구체적으로 1심은 "한화가 납품을 지체했고 그에 관해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지체상금을 부담하는 것은 맞다"고 했다. 다만 "계약목적물이 정해진 납기 안에 납품되지 않았다고 해서 방위사업에 차질을 빚거나 계약 목적 달성에 지장을 초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작업 중지 명령에 이르게 된 경위와 기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해 지체상금 중 20%를 감액한 판단이 형평의 원칙에 비춰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대법원은 지연손해금 이율에 관한 원심 판단은 잘못됐다고 봤다. 원심은 상법상 연 6%의 법정이율을 적용했지만, 대법원은 한화와 방사청 사이 계약상 물품 대금 지급 지연에 관해 별도 약정이 있는 만큼 법정이율이 아니라 금융기관 대출평균금리가 적용돼야 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