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커피와 과일·채소·유제품을 즐겨 먹는 한국인이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메타분석(meta-analysis) 연구에서다. 다만 연구진은 이런 결과가 인과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식습관 전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의생명과학과 김정선 교수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지질·동맥경화학회지'(Journal of Lipid and Atherosclerosis)에 '한국인에서 식이 섭취와 심혈관질환·혈압·지질의 연관성' 논문을 발표하며 "커피·과일·채소·유제품 섭취는 심혈관질환 위험과 역(逆)의 연관성을 보인 반면, 당류 음료는 위험 증가와 관련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내외에서 수행된 151개 연구를 종합한 체계적 문헌 고찰 및 메타분석으로, 한국인의 식이 패턴과 심혈관질환 위험요인 간 관계를 분석했다. 김 교수팀은 과일·채소·유제품·커피·당류 음료 등 다양한 식품군 섭취와 고혈압·고지혈증·심혈관질환 위험 간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그랬더니 커피를 더 많이 마시는 그룹에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약 20% 낮게 나타났다. 중성지방이 증가하는 위험도는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이 메타연구에서 인용한 유럽·미국 성인 수십만 명을 대상으로 장기간 추적한 연구에선 하루 2~4잔 커피를 섭취하는 그룹에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커피를 마시지 않는 그룹보다 10~20% 낮았다.
특히 필터 커피 섭취 그룹에서 이런 연관성이 비교적 일관되게 나타났다. 커피의 카페인뿐 아니라 클로로젠산 등 폴리페놀 성분이 항산화·항염 작용을 통해 혈관 기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과일·채소 섭취도 비슷한 보호 효과를 보였다. 과일 섭취가 많으면, 고혈압 위험은 26% 낮았고, 채소 섭취가 많으면 중성지방 증가 위험이 감소했다. 유제품 섭취도 혈압과 지질 이상 위험 감소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커피·과일·채소·유제품 등은 심혈관 건강에 긍정적인 연관성을 보였다"며 "다만 이번 연구는 개별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으로, 특정 식품이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한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식습관뿐 아니라 신체활동·흡연·체중 등 다양한 요인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식이 메타분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식품별 건강 영향을 비교적 체계적으로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