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색 진도 믹스가 사람 품에 안겼다. 귀를 젖히고 꼬릴 세차게 흔들었다. 환대하는 눈빛과 몸짓이었다.
전남 담양서 유기견 쉼터인 '터미널 쉼터'를 운영하는 이현진씨는, 그런 강아지를 보며 마음이 무너졌다. 3일 뒤엔 '안락사'가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공고번호 '2026-00041'. 강아지는 버려진 뒤, 담양군 유기동물보호센터에 보호돼 있었다.
처음 발견된 게 2월12일이었다. 공고 기간도 지나 다른 동물들과 함께 사라질 운명이었다. 버려지는 개들은 계속 많은데 수용에 한계가 있어서였다.
이씨는 "이번 주 목요일(25일) 열 마리가 진행되고, 나머지는 월말로 미뤄질 것 같다"고 했다. 차마 안락사란 단어를 입에 올리지 못했다. 그는 "자기를 봐달라고 견사에서 점프하던 아이"라며 "바깥에 잠시 데리고 나왔는데 눈물이 터졌다"고 했다.
이씨는 진도믹스를 '뽀심이'라 불렀다. 뽀뽀하는 소심이를 줄인 거였다.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경으로 뽀심이 모습을 짧은 영상으로 올렸다. 자막도 달았다.
"죽는 줄도 모르고 뽀뽀하고 애교 부리는 아가입니다. 3일 후에 죽어요."
영상 조회 수가 늘며 관심을 끌었다. 4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입양 문의가 전부 불발되다, 23일 오전에서야 성사됐다. 뽀심이는 극적으로 안락사를 피할 수 있게 됐다.
뽀심이는 가까스로 살아남았으나, 안락사를 앞둔 유기동물들이 여전히 많다.
유기 동물 공고 기한은 통상 열흘 남짓. 보호소 수용 능력과 예산이 한정돼 있기에, 안락사를 시행하는 곳이 여전히 많다. 보호소 동물 절반 정도는 여기서 죽는다. 품종이 없는 믹스견, 크기가 큰 대형견일 경우 입양이 더 어렵다.
이씨가 계정에 올린 게시글엔 '뽀심이' 말고도, 안락사를 앞둔 개들이 많았다. 어떻게든 막아보려 사진과 함께 설명을 정성스레 달았다.
'같은 방 친구는 저번 주에 안락사로 떠났어요. 나도 곧 따라가야 해요.'
'너무 멋지게 생긴 10㎏대 진도 아이, 3일 후 안락사.'
사지 말고 입양해달란 간절한 바람이 담긴 거였다. 실제 안락사 전날 고양이를 입양한 박신영씨는, 보호소에서 만난 동물이 이리 말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저는 아직 살아 있어요, 더 살고 싶어요"라고.
유기 동물을 입양하기 전에 꼭 고려해야 할 사항은 뭘까. 이는 사실 어떤 동물이든 가족으로 맞기 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는 세 가지는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1. 입양할 동물이 현재 입양자의 환경에 맞는가?
2. 아프거나 다쳤을 때도 병원 치료를 책임지고 해줄 수 있는가?
3. 온 가족이 모두 입양에 찬성하는가?
여기에, 인연을 맺은 동물을 끝까지 책임지고 보살피겠다는 결심을 해야 한다. 집에 다른 동물이 있다면, 잘 어울릴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한다. 경제적 부담을 질 의사와 능력이 되는지, 함께할 동물을 공부할 각오가 됐는지도.
결심이 서면, 각 지역에 있는 유기 동물 보호소에서 직접 입양할 수 있다.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 홈페이지'에서도 유실 유기 동물을 볼 수 있다. '포인핸드' 앱을 설치하면 좀 더 손쉽게 전국 보호소 유기 동물의 정보를 살펴볼 수 있다. 혹은 동물보호단체를 통해 치료나 접종, 중성화 수술까지 마친 유기 동물을 입양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