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지방자치 시대가 시작한 가운데 일부 시·군에서 '마스코트 교체 논란'이 불거졌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 특색을 보여줄 수 있는 대표 캐릭터를 만들어 여러 홍보물 등에 사용하고 있는데, 매번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관련 논란이 고개를 든다. 일각에선 신임 지방자치단체장이 마스코트 변경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전임자 흔적을 지우려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문제는 지자체 대표 캐릭터 변경에 시민 혈세가 투입된다는 점이다. 마스코트를 새로 디자인하는 비용뿐 아니라 바뀐 캐릭터를 여러 홍보물과 지방 상징물에 부착하는 작업에도 세금이 쓰인다. 이에 시민들 사이에서 "세금 낭비 좀 그만하라"는 지적도 나온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정영두 김해시장은 민선 9기 출범 후 현재의 김해시 마스코트 '토더기' 대신 과거의 캐릭터 '해동이'를 부활시키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토더기는 가야 시대 꿈과 행복을 염원하는 대상이었던 오리를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로 상징화한 캐릭터다. 흙 토(土)와 오리를 뜻하는 덕(duck)을 합쳐 이름 지었다.
2023년 탄생한 토더기는 2003년 만들어진 해동이를 대신해 마스코트로 활용하고자 제작됐다. 당시 김해시민들로부터 "마스코트가 시대에 맞지 않는 디자인이라 사용하기 부적절하다"는 민원이 제기돼 20년 만에 새 캐릭터가 등장한 것이다.
귀여운 외모로 '2025 대한민국 지자체·공공 캐릭터 페스티벌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토더기를 갑작스럽게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정 시장의 공약에 김해시민들은 시청 게시판에 민원 글을 작성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 시민은 "다른 지자체들은 인기 마스코트를 하나 만들기 위해 수억원의 예산을 쓰고도 실패한다"며 "이미 인기 캐릭터로 자리 잡은 토더기를 쓰지 않겠다는 건 스스로 도시 브랜드 가치를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역에서 논란이 커지자 김해시의회 본회의에서도 관련 지적이 나왔다. 설승표 시의원은 "과거 인지도와 활용성이 낮다고 평가됐던 해동이를 억지로 되살리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시민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책은 바뀔 수 있으나 시민 설득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해시는 "토더기를 폐지하는 게 아니라 두 캐릭터 동반 활용을 검토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상징물 개편을 통해 해동이를 주요 캐릭터로 활용하고, 토더기는 부캐릭터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양시는 민경선 시장의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전임 시장 때 사라졌던 대표 캐릭터 '고양고양이'를 부활시켜 지역 시민들로부터 호평받았다. 고양시는 우선 공식 홈페이지와 SNS(소셜미디어) 등에 있는 홍보 이미지부터 고양고양이 중심으로 개편했다.
2012년 탄생해 10년가량 고양시 대표 캐릭터로 많은 인지도를 쌓은 고양고양이는 전임 이동환 시장 때 폐지됐다. 당시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이 전 시장은 10년 넘게 시정을 운영해 온 민주당계 단체장들의 흔적을 지우고자 고양고양이를 삭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고양고양이는 전국적인 인지도뿐 아니라 온라인에서 10~20대 층으로부터 많은 인기를 끌고 있던 캐릭터였다. 이에 고양고양이 폐지에 반대하는 시민 민원이 다수 제기됐으나 끝내 2023년 초부터 활용 금지됐다.
이후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민경선 시장이 당선되면서 고양고양이가 부활했다. 고양시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 50초 분량의 고양고양이가 돌아왔다는 내용의 영상을 게재했는데, 26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누리꾼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용인시 대표 캐릭터 '조아용'은 마스코트 활용 우수 사례로 꼽힌다. 2016년 민선 6기 정찬민 시장(국민의힘) 때 처음 만들어진 조아용은 디자인 개편을 거친 뒤 민선 7기 백군기 시장(더불어민주당) 시장 때까지 마스코트로 활용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조아용은 민선 8기 이상일 시장(국민의힘) 때 전성기를 맞게 됐다. 용인의 공식적 대표 캐릭터로 승격돼 가장 많이 활용됐고, 높은 인지도를 쌓으면서 이른바 '팬덤'이 형성되기까지 했다. 이 시장이 민선 9기 재선에 성공하면서 조아용 활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영향력 덕분에 협업 요청이 잇따르면서 EBS '펭수'와 삼성전자 ESG 마스코트 '달수', 에버랜드 등과의 콜라보레이션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굿즈 스토어 운영으로 수익 창출까지 이뤄냈다. 조아용 캐릭터로 인한 수익은 용인지역자활센터에 재투자되고 있다.
용인시의 적극 행정이 조아용 성공을 뒷받침했다. 도심 내 여러 쉼터뿐 아니라 지역의 산과 호수, 하천 등 곳곳에서 조아용 캐릭터를 볼 수 있다. 용인시청 1층에는 조아용 홍보 공간과 굿즈 판매점이 마련돼 있다. 전국적 인기 덕분에 조아용 굿즈 온라인 스토어도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