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이 사용할 데이터센터, 21조원 대출 협상…구글이 또 보증

앤트로픽이 사용할 데이터센터, 21조원 대출 협상…구글이 또 보증

김종훈 기자
2026.07.3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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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 허버드 데이터센터 건설에 자본 투입…앤트로픽, 10GW 규모 설비 확보 목표

/로이터=뉴스1
/로이터=뉴스1

미국 AI(인공지능) 개발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사용할 데이터센터 확보를 위해 150억달러(21조3800억원)의 대출 계약이 논의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글이 또 보증을 서기로 해 순환 투자 우려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WSJ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과 협력하는 데이터센터 개발사 넥서스데이터센터스는 모건스탠리가 주도하는 은행 컨소시엄으로부터 150억달러를 차입하는 방안을 두고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조달한 자금은 미국 텍사스주 허버드에 들어설 대형 데이터센터 단지 건설에 투입된다. 넥서스데이터센터스가 설비를 완공하면 앤트로픽이 임차해 사용할 계획이다. 이 단지에는 1.6기가와트(GW) 규모의 자체 천연가스 발전소가 함께 지어진다. 기존 전력망에 연결하지 않고 부지 안에서 전기를 직접 만들어 쓰겠다는 것. 미국 전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이 전력망 연결 절차에 발목 잡히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다. 데이터센터의 규모는 향후 1.6GW를 넘어설 수도 있다.

허버드 단지 공사는 지난해 초 시작됐다. 데이터센터 정보업체 데이터센터맵 등에 따르면 첫 번째 건물은 2027년 10월, 두 번째 건물은 2028년 1월 완공이 목표다. 앤트로픽은 이 단지를 구글이 브로드컴과 함께 설계한 AI 칩 TPU(텐서처리장치)로 채울 계획이다. 칩 구매 대금은 앤트로픽이 브로드컴과 별도로 맺은 금융 계약을 통해 조달한다.

그동안 앤트로픽은 구글, 아마존처럼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의 서버를 빌려 AI 서비스를 제공했다. 허버드 데이터센터가 완공되면 앤트로픽은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을 거치지 않고 직접 데이터센터를 임차할 수 있게 된다. 앤트로픽은 향후 몇 년에 걸쳐 최소 10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설비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구글은 앤트로픽이 대금을 치르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수십억달러 규모의 임차료·전력 대금 지급을 보증하기로 했다. 보증 대상은 앤트로픽이 체결한 4건의 데이터센터 임대차 계약과 이에 딸린 전력구매계약이다. 구글의 보증은 은행들이 대출 실행에 필요하다고 요구한 최소 수준으로 제한됐다고 한다. 그 대가로 구글은 데이터센터·발전 사업 지분 약 20%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이 앤트로픽에 금융 지원을 제공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앤트로픽은 구글 지원을 받아 데이터센터 5곳에서 고성능 칩을 임차하고 있다. 임차료 지급에 대해서는 구글이 보증을 섰다. 구글의 보증 덕분에 앤트로픽은 350억달러(49조89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앤트로픽처럼 아직 투자등급이 없는 기업이 대형 기업의 보증을 받아 유리한 조건에 자금을 빌리는 방식을 업계에서는 '신용 포장'(크레딧 래퍼)이라 부른다. 구글은 이런 보증을 신용파생상품으로 회계 처리하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신용파생상품 보증에 따른 최대 잠재 손실 규모가 지난달 기준 438억달러(약 62조4300억원)로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임차인이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구글은 해당 임대차 계약을 넘겨받아 직접 쓰거나 다른 기업에 재임대할 수 있고, 수수료를 내고 보증 의무를 끝낼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AI 기업 간 순환투자가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TPU를 팔아야 하는 구글이 TPU를 사들이는 앤트로픽에 점점 더 많은 보증을 서고 있다는 것. 투자 대가로 얻은 앤트로픽 지분이 구글 장부상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주 알파벳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408억달러(58조1600억원), 당기순익이 1122억달러(159조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투자업계는 앤트로픽 기업가치 급증으로 인한 지분 평가액 상승이 알파벳의 당기순익을 끌어올렸다고 본다. 앤트로픽 지분 가치는 미실현 이익이기 때문에 언제든 변동할 수 있다.

앤트로픽의 경쟁사 오픈AI도 비슷한 우려를 안고 있다. 엔비디아는 오픈AI가 쓸 오하이오주 데이터센터에 2500억달러(356조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와 별도로 오픈AI가 엔비디아 칩 구매 대금 3500억달러(498조원)를 치를 수 있도록 금융 지원하는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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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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