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언성 히어로.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해내며 팀에 꼭 필요한 존재를 뜻한다. 올 시즌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마운드에서 가장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선수 중 한 명이 바로 임기영이다.
임기영은 화려하진 않다. 하지만 가장 힘든 순간마다 마운드에 올라 긴 이닝을 책임진다. 팀이 필요로 하는 궂은일을 도맡고 있다.
지난 1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도 존재감은 확실했다. 선발 양창섭에 이어 6회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그는 3이닝 1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선보였다. 삼성은 LG를 9-5로 꺾었고, 임기영은 KIA 타이거즈 시절이던 2024년 7월 2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무려 656일 만에 홀드를 추가했다.
15일 대구 KIA전을 앞두고 만난 박진만 감독은 임기영의 이름이 나오자 미소부터 지었다. 그는 “팀에는 임기영 같은 선수가 꼭 필요하다. 엔트리를 구성할 때 그런 유형의 선수가 있어야 한다”며 “자기 역할을 완벽하게 해주고 있다. 올라갈 때마다 2이닝 이상 책임져주니까 불펜에 정말 큰 힘이 된다”고 극찬했다.
정작 본인은 담담했다. 임기영은 “기록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홀드보다 길게 던졌다는 게 더 의미 있다”며 “조금이나마 팀에 도움이 됐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멀티이닝 투입은 이제 익숙한 역할이다. 그는 “어차피 그게 제 역할이다. 올라갈 때부터 최대한 길게 던져야겠다고 생각한다”며 “그 역할을 좋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올 시즌 성적도 안정적이다. 임기영은 12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 중이다. 반등 비결에 대해서는 팀 동료들을 언급했다.
그는 “요즘 (이)승현이 형, (원)태인이, (배)찬승이와 이야기를 많이 한다. 어떻게 하면 구속을 더 낼 수 있을지 대화를 자주 나눈다”고 말했다.
이어 “태인이에게는 저를 붙잡아 놓고 운동 좀 시켜달라고 했다”며 웃은 뒤 “찬승이는 몸 쓰는 게 정말 부럽다. 승현이 형도 최근 구속이 많이 올라 조언을 많이 해준다. 다 선생님 같은 존재”라고 덧붙였다.
대구 출신인 임기영은 한화 이글스와 KIA를 거쳐 고향팀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지금까지는 너무 좋다. 잘 온 것 같다”며 “분위기도 좋고, 지난해 너무 못했기 때문에 팀을 바꾸면서 동기부여가 더 생긴 것 같다. 여기서 더 떨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진심을 전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