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선수 최초로 월드컵에 5회 연속 출전하는 일본 축구 대표팀 수비수 나가토모 유토(40·FC 도쿄)가 팬들의 부정적인 여론을 강한 자신감으로 일축했다.
스포티니 아넥스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나가토모는 지난 17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공기청정기'라 칭하며 "내게는 4번의 대회 경험이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는 1차전(코트디부아르전 1-2 역전패)에서 패해 사기가 떨어지고 불안에 빠졌다. 지금의 경험을 갖고 있었다면 팀이 앞으로 나아가게 했을 것이다. 내게는 월드컵의 후각이 있다. 그것을 잘 맡아 탁한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1986년 9월생인 그는 지난 15일 발표된 일본의 2026 FIFA(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대표팀 명단에 포함됐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 2022년 카타르 대회에 이어 5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됐다. 이는 일본은 물론 아시아 선수로는 역대 최초다. 한국 대표팀에서는 홍명보, 이운재, 황선홍에 이어 이번 대회 포함 손흥민와 김승규의 4연속 출전이 최다 기록이다.
40세 노장의 월드컵 대표 선발에 대해 일본 팬들 사이에서는 "불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나가토모는 "제가 들어가서 찬반양론이 있는 것 같지만 월드컵이 끝날 때쯤에는 찬사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과 혼을 갖고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를 사로잡으며 싸우겠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2007년 도쿄 FC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나가토모는 2010년 이탈리아의 AC 체세나를 시작으로 인터밀란, 터키의 갈라타사라이 SK, 프랑스의 올림피크 드 마르세유 등 해외 무대에서 활약하다 2021년 FC 도쿄에 복귀했다. 일본 대표팀에서는 역대 2위인 A매치 통산 144경기 출전에 4득점을 기록 중이다.
앞서 나가토모는 일본 대표팀 명단 발표를 지켜보며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도쿄 FC가 공개한 영상에서 나카토모는 자신의 이름이 불릴 때는 담담한 표정을 짓다가 팀 동료의 명단 제외가 전해지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오열했다. 이를 두고 일본 내에서는 자신의 발탁에 대한 감격 또는 동료의 탈락에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오갔다.
나가토모는 월드컵 5연속 출전에 대해 "숫자보다는 무엇을 남기느냐가 중요하다. 감사함과 자부심은 있지만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아무 것도 남기지 못한다. 지금 마음속 깊은 곳엔 '우승'이라는 말이 있다"며 "일본에서 유일무이하게 강하고 뜨거운 혼을 가진 사람은 나뿐이다. 팀이 잘 굴러갈 때는 괜찮지만, 잘 풀리지 않을 때나 분위기가 나쁠 때 나의 혼과 에너지는 반드시 팀이 앞을 향해 나아가도록 만들 수 있다. 그것은 일본에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나가토모의 FC 도쿄 동료 골키퍼인 김승규(36)가 참석했다. 산케이 스포츠에 따르면 김승규는 이날 "나가토모와 함께 FC 도쿄를 대표해 당당하게 월드컵에 임하고 싶다"며 "은퇴를 생각한 적도 있었다. 축구 인생의 연장전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