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삼성전자 노조 파업 가처분 결정 '속도전' 이유는

법원, 삼성전자 노조 파업 가처분 결정 '속도전' 이유는

이혜수 기자, 오석진 기자, 양윤우 기자
2026.05.18 16:50
삼성전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2차 사후조정 회의에 돌입한 1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수원지법은 삼성전자가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 2개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쟁의행위 중에도 평상시와 동일한 정도의 인력, 가동시간, 가동규모 등에 대한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사진=뉴스1
삼성전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2차 사후조정 회의에 돌입한 1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수원지법은 삼성전자가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 2개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쟁의행위 중에도 평상시와 동일한 정도의 인력, 가동시간, 가동규모 등에 대한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사진=뉴스1

삼성전자(281,000원 ▲10,500 +3.88%) 노동조합이 예고한 총파업을 사흘 앞둔 18일 법원이 이례적으로 신속한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국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원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신우정)는 18일 오전 삼성전자가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등 공동투쟁본부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 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안전보호시설의 유지·운영 업무 및 작업시설의 손상이나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보안작업은 평상시 수준과 같이 업무가 정상 수행돼야 한다는 것이 법원 결정 취지다. 사실상 삼성전자 측 주장이 대거 받아들여진 것으로 노조가 당초 계획했던 수준의 파업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결정의 내용을 떠나 결정의 속도가 이례적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실제 많은 법조계 관계자들이 노조의 총파업이 예고된 오는 21일 직전이 돼서야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와 2차 사후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노사 합의가 이뤄지는지를 먼저 기다려본 뒤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는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법원이 삼성전자 총파업으로 야기될 여러가지 피해를 막기 위해 신속하게 결단을 내렸다는 평가가 많다. 익명을 요청한 노동법 전문 A변호사는 "이번 사안은 삼성전자 기업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법원이 특히나 빠른 결정을 내려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쟁의행위를 금지하도록 결정한 것은 우리나라 노동계가 삼성전자 사례 하나로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다른 회사도 이번 사례를 들어 성과급을 회사의 이익 기반으로 달라며 소송·가처분 등을 내 요구할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파업을 사흘 앞두고 법원이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부담을 가진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 산업이 가진 규모와 그에 따른 피해의 막대성 등 경제적 관점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까지 나서서 삼전 노조의 파업을 억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기에 법원이 판단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진 않았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노조 항고하나

노조가 법원 결정에 불복해 항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번에 내려진 판단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결론을 뒤집기 위해서는 새로운 논리를 내세워 주장을 펼쳐야 하고 추가 심문 등도 필요한데 총파업 시점이 사흘 앞인 상황이라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내용적으로 새로운 논리를 만들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동환 법무법인 창천 변호사는 "노조 측이 항고를 제기할 수는 있으나 이번 가처분 결정은 쟁의행위 자체를 전면 금지한 것이 아닌, 쟁의행위 기간 중 작업시설·안전 보호 시설의 정상적 가동을 방해하는 방식을 제한한 것"이라며 "노조 측이 시설의 가동을 중단하는 방식의 쟁의행위까지 필요하단 점을 소명하지 못하면 이번 결정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결국 노조는 법원 결정의 테두리 안에서 쟁의 행위를 이어갈 수밖에 없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에 계획했던 방식의 총파업에 큰 제약이 생긴 셈이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간접강제금을 내야 함은 물론이고 형사 처벌을 받고 막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법원은 이번 가처분을 내리면서 결정을 위반하면 노조는 1일당 각 1억원씩의, 최승호 지부장과 우하경 전국삼성전자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은 1일당 각 1000만원씩의 간접강제금을 삼성전자에 지급하도록 했다.

박 교수는 "노조가 항고하는 것은 가능하다"며 "다만 항고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확정됐음에도 가처분을 따르지 않고 파업에 나선다면 (업무방해죄 등)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혜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이혜수 기자입니다.

오석진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오석진 기자입니다.

양윤우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양윤우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