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좌완 투수 백정현(39)이 13일 만에 1군 마운드로 돌아왔다. 몸 상태가 많이 나아졌다는 그는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말로 각오를 다졌다.
백정현은 지난 24일 KT 위즈와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이라는 뛰어난 투구를 선보이며 최종 점검을 마치고 26일 1군 콜업됐다. 당시 몸 상태에 대해 백정현은 "어깨 상태도 괜찮았고 밸런스도 좋았다. 던진 후 전반적인 느낌이 다 괜찮았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백정현은 지난 3일 1군에서 말소되며 재조정 및 재활의 시간을 가졌다. 퓨처스리그에 머무는 동안 '회복'과 '기본 밸런스'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26일 취재진과 만난 백정현은 "가장 먼저 어깨 회복에 신경을 썼다. 통증이 심하지 않은 것을 확인한 뒤에는 무너졌던 밸런스를 잡는 데 집중했다"면서 "좌우 밸런스가 맞지 않다 보니 어깨 쪽에 부담이 많이 오는 것 같았다. 올바르게 힘을 쓰는 포인트를 찾으려고 연습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퓨처스 경기 결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재활 과정을 묻는 질문에는 베테랑다운 답변이 돌아왔다. 백정현은 "재활할 때는 그냥 죽기 살기로 한다. 보강 운동할 때도 아픈 부위를 찾아서 하는 편"이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오른팔로 할 때 아무렇지도 않은 운동 자세가 왼팔로 할 때 통증이 있다면, '이 포인트에서 자극이 잘 되고 있구나'라고 생각한다. 눈물 찍 훔치면서 무식하게 재활했던 것이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치열했던 준비 과정을 털어놨다.
실제로 그는 지난 시즌에도 좋은 활약을 펼치다 2025년 6월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바 있다. 예상보다 공백이 길어졌던 아쉬움을 거울삼아 이번 시즌에는 몸에 이상 신호가 오자마자 선제적으로 정비를 하는 영리함을 보였다. 백정현은 "평소보다 밸런스가 맞지 않고, 어깨에 피로가 쌓이는 느낌이 들어 이번에는 일찍 (엔트리에서) 빠진 것 같다. 덕분에 큰 부상 없이 투구 밸런스를 다시 잡는 연습도 하고 빠르게 돌아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퓨처스리그에서 1군 콜업을 기다리는 후배 투수들과 함께 땀방울을 흘렸던 백정현이다. 먼저 무수한 재활을 겪었던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건넨 조언도 남달랐다. 백정현은 "마음이 좀 급해 보이는 게 있더라. 스스로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조금이라도 아프면 참고 던지지 말고 무조건 먼저 이야기하라고 당부했다. 지금은 참고 던질 때가 아니라는 말을 해줬다"며 후배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삼성 불펜 평균자책점은 3.99로 10개 구단 가운데 1위다. 유일한 3점대의 불펜 평균자책점이다. 좋은 흐름 속에 합류하게 된 백정현의 각오는 단호했다. "무조건 팀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불펜 투수들이 워낙 잘해주고 있으니 내 역할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사실 야구할 날이 이제 그리 많이 남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밖에 없다"고 강조한 백정현이다.
재조정을 거쳐 더욱 견고해진 밸런스와 베테랑의 책임감을 장착하고 돌아온 백정현. 리그 최고의 안정감을 자랑하는 삼성 불펜진에 백정현의 풍부한 경험과 관록이 더해진다면 최상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삼성의 마운드는 한층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