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빠져 좋아했는데…비만주사 맞고 '이 신호' 무시하면 췌장 망가진다

빨리 빠져 좋아했는데…비만주사 맞고 '이 신호' 무시하면 췌장 망가진다

정심교 기자
2026.05.27 07:00

[정심교의 내몸읽기]

※사진 속 제품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 속 제품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전 세계 비만 시장을 휩쓴 비만치료 주사제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식후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장 호르몬을 모방한 약물이다. 위고비는 GLP-1 단일 수용체에 작용하며, 마운자로는 GLP-1과 GIP 두 가지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한다. 이들 호르몬은 뇌의 시상하부에 영향을 미쳐 포만감을 높이고 식욕을 억제한다. 또 위에서 음식물이 배출되는 속도를 늦춰 적은 양을 섭취해도 오랜 시간 포만감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다만 GLP-1 계열 약물을 사용하는 환자군에서 급성 췌장염이나 담낭 질환 발생률이 다소 높게 보고돼, 사용자가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현 순천향대 서울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약물 자체가 직접적으로 췌장염을 유발한다는 명확한 인과관계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면서도 "하지만 약물 효과로 인해 식사량이 대폭 줄어들고, 단기간에 체중이 너무 급격하게 빠지는 과정에서 췌장염을 유발할 수 있는 간접적인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일주일에 1.5kg 이상 체중이 급감할 경우 간에서는 담즙으로 콜레스테롤을 다량 분비한다. 그러나 약물 영향과 감소한 식사량으로 인해 담낭 운동이 둔화되면 담즙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하고 내부에 정체된다. 이 과정에서 콜레스테롤 찌꺼기가 뭉쳐 담석이 형성될 수 있다. 이후 담석이 담낭을 빠져나와 췌장과 연결된 췌관을 막게 되면 췌장액이 역류하면서 췌장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담석성 급성 췌장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급성 췌장염이 생기는 과정. /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급성 췌장염이 생기는 과정. /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급성 췌장염은 췌장에 갑작스럽고 심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췌장은 음식물을 소화하는 효소를 분비하는 장기인데, 담석이나 과도한 음주 등이 원인이 되어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극심한 복통이다. 특히 똑바로 누웠을 때 복부가 팽팽해지며 통증이 심해지고, 몸을 앞으로 웅크리면 통증이 다소 완화되는 특징이 있다. 췌장이 등 가까이에 있어 통증이 옆구리나 등으로 퍼지는 경우도 흔하고, 심한 구토와 발열이 동반되기도 한다.

비만치료제를 처음 사용할 때 메스꺼움이나 가벼운 소화불량은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일반적인 증상이다. 하지만 단순한 불편감을 넘어 참기 어려울 정도의 극심한 복통이 발생한다면 즉시 응급실·병원을 가야 한다. 평소보다 식욕이 지나치게 줄었거나, 대변 색깔이 회백색에 가깝게 옅어지면 담석, 췌장염 전조 증상일 수 있다.

비만치료제를 건강하게 사용하려면 무리한 감량을 피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체중 감소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면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 약물 용량 조절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지방 섭취를 극단적으로 제한하기보다는 견과류·올리브오일 같은 '건강한 지방'을 소량이라도 규칙적으로 먹는 게 도움 된다.

김 교수는 "비만치료제는 체중 감량에 효과적인 치료 도구이지만, 단기간에 무리하게 체중을 줄이려는 방식은 오히려 건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약물 사용 중 극심한 복통, 지속적인 구토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 부작용으로 넘기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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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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