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걸 '고퀄스' 고영표(35·KT 위즈)가 보여줬다. 고영표가 곽빈을 내세운 두산 베어스를 제압했다.
KT는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두산에 11-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2승 1패 위닝시리즈를 확정한 3위 KT는 29승 1무 20패로 선두권을 위협했다. 반면 두산은 23승 1무 27패로 5할 승률에서 한 발짝 멀어졌다.
팽팽했던 선발 싸움에서 끝내 웃은 건 KT 고영표였다. 고영표는 6이닝(95구) 8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어떻게든 버텨내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지난달 7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51일, 8경기 만에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정반대로 곽빈은 최고 시속 159㎞, 평균 155㎞의 강력한 직구 구위로 KT 타선을 압도했음에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6이닝 4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 퀄리티 스타트 피칭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승부처는 KT가 1-2로 지고 있던 7회였다. KT 권동진, 최원준이 연속 안타로 1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김현수가 중전 1타점 적시타, 김상수가 유격수 땅볼 타구로 2점을 뽑았다. 반면 두산은 정수빈과 박찬호의 타구가 KT 키스톤 김상수, 권동진에게 각각 라인드라이브로 잡히며 분위기가 차게 식었다. 이후 8회 1사 만루에서 상대 실책, 사구, 샘 힐리어드, 배정대의 연속 적시타가 터지며 KT가 대거 6득점으로 쐐기를 박았다.
KT 타선에서는 리드오프 최원준이 5타수 3안타 1볼넷 3득점, 김현수가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로를 뚫었다. 힐리어드는 6타수 4안타(1홈런) 4타점 1득점으로 4번 타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했다. 김상수는 3타수 무안타 2타점 1볼넷, 류현인은 4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으나, 끈질긴 활약으로 기회를 창출했다.
이날 두산은 정수빈(중견수)-박찬호(유격수)-박지훈(3루수)-다즈 카메론(우익수)-양의지(지명타자)-김민석(좌익수)-강승호(1루수)-윤준호(포수)-이유찬(2루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곽빈.
이에 맞선 KT는 최원준(우익수)-김현수(지명타자)-김상수(2루수)-샘 힐리어드(중견수)-허경민(3루수)-김민혁(좌익수)-류현인(1루수)-한승택(포수)-권동진(유격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고영표.
선취점은 홈팀 두산의 몫이었다. 1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이 우전 안타에 이어 2루 도루에 성공했다. 박지훈이 4구째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좌익선상 적시 2루타로 선제점을 만들었다.
두산은 3회말 한 점 더 추가했다. 선두타자 이유찬이 좌전 안타, 정수빈이 중전 안타로 연속 출루했다. 아쉬운 플레이가 나왔다. 박찬호의 뜬공 타구에 2루 주자 이유찬이 늦게 귀루하면서 고영표에게 잡힌 것. 하지만 정수빈이 곧장 2루를 훔치고 박지훈이 볼넷으로 출루, 카메론이 좌전 1타점 적시타를 치며 분위기를 만회했다. 두산의 2-0 리드.
KT도 타선이 한 바퀴 돈 뒤 반격을 시작했다. 4회초 선두타자 최원준이 행운의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김현수가 1루수 키를 살짝 넘기는 우전 안타를 쳤다. 그 사이 최원준은 3루까지 진루, 김상수가 볼넷을 골라내며 무사 만루가 만들어졌다. 허경민은 곽빈의 공을 밀어치며 희생플라이 1타점을 올렸다. 두산 우익수 카메론이 몸을 날려 안타를 직선타로 둔갑시켰다. 김민혁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KT는 무사 만루에서 1점밖에 뽑지 못했다.
좀처럼 점수를 뽑지 못한 KT다. 5회초 선두타자 류현인이 상대 포구 실책으로 출루했다. 권동진이 볼넷을 골라 1사 1, 2루를 만들었다. 최원준이 친 파울 타구가 1루수 강승호의 호수비에 잡혔고 김현수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점수는 그대로 1-2로 유지됐다.
곽빈이 내려간 뒤에야 비로소 추가 득점이 이뤄졌다. KT가 1-2로 지고 있는 7회초 1사 권동진이 양재훈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쳤다. 최원준이 3B0S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도 8구 승부 끝에 좌중간 2루타로 연결했다.
두산은 이병헌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하지만 김현수가 중전 1타점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들었고, 김상수가 높게 들어오는 직구를 후려쳐 유격수 앞 땅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KT의 3-2 역전.
힐리어드가 우전 안타로 출루했고 두산 마운드는 다시 최준호로 바뀌었다. 최준호는 허경민에게 볼넷으로 만루 위기에 내몰렸으나, 김민혁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대량 실점을 막았다.
KT는 촘촘한 수비로 1점 차 리드를 지켰다. 7회말 정수빈의 날카로운 타구를 2루수 김상수가 낚아챘다. 이어진 박찬호의 타구 역시 유격수 권동진이 점프 캐치로 잡으며 순식간에 2아웃이 만들어졌다. 손동현은 박지훈도 1루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좋은 수비 뒤엔 좋은 공격이 따라왔다. 8회초 선두타자 류현인의 우전 안타, 권동진의 볼넷, 최원준의 중전 안타로 1사 만루가 만들어졌다. 김현수의 땅볼 타구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고 김상수가 몸에 맞는 볼로 밀어내기 득점에 성공했다. 힐리어드가 우익선상 2타점 적시타, 배정대가 중전 2타점 적시타를 연달아 뽑으며 9-2를 만들었다.
두산은 8회말 2사에서 김민석의 우월 솔로포로 한 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9회초 2사 1루에서 힐리어드가 우월 투런포로 쐐기를 박으며 KT의 완승으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