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선발 소리 들으면 기분 안 좋아→누굴 대체하는 선수 아냐" KIA 황동하 소신 발언

고척=박수진 기자
2026.05.29 05:01
KIA 타이거즈의 황동하 선수가 '대체 선발'이라는 수식어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으며, 더 이상 누군가를 대체하는 선수가 아닌 선발 로테이션에 당당히 자리 잡고 싶다고 밝혔다. 황동하는 28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이며 팀의 6연승을 이끌었고, 5월에만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48의 경이로운 성적을 기록했다. 그는 이번 승리로 시즌 5승째를 수확하며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을 작성했고,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8일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한 황동하. /사진=KIA 타이거즈
달리는 호랑이 등에 호랑이가 올라탔다. KIA 호랑이 군단의 기세가 매섭다. KIA는 28일 키움과 원정 경기서 5-0으로 완승을 거두며 6연승을 질주했다. 선발 황동하의 호투와 김선빈, 김도영, 박민, 김호령 등이 기세 올리는 장단타를 몰아쳐 화끈한 공격을 선보였다. 경기 후 이범호 감독은 투타에서 완벽한 조화를 보여준 선수단을 극찬했다. 이범호 감독이 시선은 이미 잠실로 향헸다. "잠실 LG와의 3연전도 잘 준비하겠다"고 다음 시리즈를 조준하면서 "선수들도 모두 수고 많았고, 3연전 내내 3루 스탠드를 가득 채워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사진=김진경 kim.jinkyung@

"2024년도 풀타임 선발 돌았는데, 대체 선발 소리 들으면 기분 안 좋죠."

KIA 타이거즈의 우완 선발 투수 황동하(24)가 마침내 가슴 속에 품고 있던 속내를 털어놨다. 늘 묵묵히 마운드를 지키던 순한 청년의 입에서 나온 단호하고도 간절한 '소신 발언'을 뱉었다. 더 이상 '대체 선발'이 아닌 선발 로테이션에 당당히 자리를 잡고 싶다는 당찬 표현이기도 했다.

황동하는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78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이라는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황동하의 호투와 장단 14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폭발력에 힘입어 KIA 역시 키움을 5-0으로 완파하고 6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황동하의 투구는 그야말로 공격적이었다. 최고 시속 146km의 직구를 중심으로 날카로운 슬라이더(23개)와 포크볼(22개)을 섞어 던지며 키움 타선을 요리했다. 스트라이크 54개, 볼 24개라는 이상적인 비율이 증명하듯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한 것이 주효한 모양새였다.

특히 4회말 연속 안타를 맞아 1, 2루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며 실점하지 않았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황동하는 "흔들렸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다.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치려고 하니까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밀어붙여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2스트라이크를 잡으면 잘 막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최주환 선배님 타석 때 투스트라이크를 잡고 나서 '됐다' 싶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황동하는 최주환을 삼진 처리한 뒤 이형종과 김웅빈을 각각 2루수 뜬공, 투수 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사실 이번 시즌 황동하의 출발은 순조롭진 않았다. 스프링캠프 선발 경쟁에서 밀려 불펜으로 시즌을 맞이했고, 3월 29일 SSG 랜더스를 상대로 나선 첫 등판에서는 1⅓이닝 4피안타(3홈런) 6실점으로 무너지는 아픔도 겪었다. 하지만 팀의 부상 악재 속에 선발 기회를 잡았고, 5월 들어 완전히 다른 투수로 거듭났다. 5월에만 5차례 선발로 나와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48이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거두며 단숨에 KBO리그 5월 월간 MVP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특히 지난 2일 KT 위즈와 홈 경기에서 7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는 압권이었다.

최근의 엄청난 상승세에 대해 황동하는 "최근 흐름이 좋았기 때문에 더 이상 바꾼 것 없이 그 흐름을 그대로 유지하려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덤덤하게 미소를 지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오직 '선발 투수'만을 꿈꿔왔다고 강조한 황동하는 "선발로 뛸 때가 더 꿈을 이룬 것 같고, 꿈을 꾸는 것 같아서 집중도가 더 높아지는 것 같다"고 웃었다.

하지만 '대체 선발'이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는 "2024년도에도 풀타임에 가깝게 선발을 돌았는데, 그때도 '대체 선발'이라는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제 누군가를 대체하는 선수가 아니라, 그냥 '내 야구'를 하는 선수로 당당히 서고 싶습니다. 이름 앞에 붙어 있는 수식어를 빨리 떼고 싶어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는 솔직한 본심을 전했다. 늘 누군가의 공백을 메우는 선수로만 치부되는 것에 대한 투수로서의 자존심이자, 진짜 에이스로 거듭나고 싶은 열망이 담긴 고백이었다.

이번 승리로 황동하는 벌써 5승째를 수확하며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2024년 5승 7패)을 벌써 작성했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맞이한 것이라는 지적에도 황동하는 오히려 신중하게 "아직 한 시즌 치르면서 5승 이상을 해본 적이 없다. 이 고비를 이겨내는 게 저에게는 정말 중요하다. 선에 걸려서 계속 못 할 수도 있기 때문에, 5승 이상을 하고 또 이겨내야 제가 그만큼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시라카와 케이쇼(25)까지 합류했을 뿐 아니라 우완 신인 김태형(20) 등이 가세한 선발 경쟁에 대해 묻자 성숙한 답변을 내놨다. 황동하는 "경쟁은 누구든 항상 하는 것이다. 서로에게 뒤처지지 않으려고 각자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대체 선수'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황동하다. 그의 솔직한 소신 발언 속에는 반짝 활약에 그치지 않고 KBO리그를 호령하는 진짜 '선발 투수'로 각인되겠다는 뜨거운 투지가 불타고 있었다.

황동하. /사진=KIA 타이거즈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대 KIA 타이거즈 경기가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KIA 선발 황동하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kim.jin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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