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라이브 국정 시대 : X와 국무회의로 본 이재명 정부 1년(종합)中

"묻고, 지시하고, 제안하고, 실행했다".
28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현 정부 출범 후 열린 국무회의록(39건)에 기재된 이재명 대통령의 발화 유형을 분석한 결과는 이렇게 요약된다. 이 대통령의 언급 중 '질문형'이 전체 분석 대상 문장(5997개)의 27.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지시형(7.1%) △정책설명·제안형(6.0%) △현황 공유형(5.8%) △문제제기형(5.7%) 순으로 나타났다. 현황 파악과 확인을 위해 끊임없이 물었고 그 자리에서 즉시 정책을 제안하거나 문제 해결 등을 지시해 실행토록 했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은 당연해 보이는 관행에 종종 질문을 던졌다. 지난해 12월 국무회의에서 "정부든, 공공기관이든 사람을 채용하면 왜 최저임금만 주나"라고 물은 것이 대표적이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공공기관 기간제 노동자 계약 실태 조사 착수를 지시했고,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 공정수당을 지급하는 내용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 개선 대책'을 보고했다.
이 대통령이 던진 질문과 돌아온 답변은 장관 평가와 직결되기도 됐다. 생중계 첫 국무회의에서 각본없이 이어진 이 대통령의 질문에 술술 답을 내놓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사례가 대표적이다. 송 장관은 전임 정부에서 임명됐으나 이재명 정부에서도 결국 유임됐다.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문제점에 대해 즉시 '지시'하는 모습도 여러 차례 목격됐다.
중동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5일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원유·나프타 긴급 수급안정 대책과 수입처 다변화 방안 마련을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아울러 석유값 최고가격지정제도 검토도 주문했다. 유류값 급등에 따른 민생고를 해결하고 정유회사와 주유소의 부당 이익추구 행위를 막아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정부는 이후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29년 만에 처음으로 석유최고가격제를 시행했다.
직접 정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6월10일엔 국내산업 보호를 위한 합리적인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제안했고 이후 임명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1월20일 국무회의에서 "국내차에 훨씬 더 많은 지원금이 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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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바꾼 것들도 있다. 이 대통령은 올해 1월 생리대 유통 비용이 전체 비용의 50%를 차지한다는 보고를 듣고 "문제가 있다"며 시정을 주문했고 이후 반값 생리대가 대거 출시됐다.
이 대통령은 특히 주된 관심사인 자살 문제와 산불 대책, 산업 재해 등에 대해서는 반복적으로 묻고 지시하고 점검했다. 지난 6월19일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자살 문제 해법 마련을 당부하면서 "별도 기구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12월2일 국무회의에서도 "자살 문제에 대해 일본은 효과가 상당히 있다고 하던데 챙겨봐 달라. 속도를 좀 더 내 달라"고 했다.
이후 김민석 국무총리는 범부처 합동 대책인 '2025 국가자살예방전략'을 발표했고 각계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실시, 관련 현장을 방문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월별 자살자 수는 지난해 10월~올해 3월 6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소폭 감소했다. 김 총리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전세계적으로 최고 지도자가 관심을 가진 나라의 자살 인원이 줄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5.26.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5/2026052817385535125_2.jpg)
◆분석 방법
머니투데이 더300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1일까지 공개된 국무회의록 39건(이 대통령 주재 기준)과 이재명 대통령 공식 X.com 계정 게시물 601건을 대상으로 대통령의 국정 메시지를 분석했다. 국무회의 분석은 2025년 6월5일부터 2026년 4월14일까지 총 39건의 회의록에서 대통령 발화(모두말씀, 마무리말씀 포함)를 추출한 뒤 문장 단위로 분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X.com 분석은 2025년 6월8일부터 2026년 5월22일까지 게시된 601건의 본문을 대상으로 키워드, 주제, 게시 시간대, 메시지 성격 등을 분류했다. X.com 게시글 본문은 공백과 줄바꿈을 포함한 일반 글자 수 기준으로 집계했다. 해당 분석은 공개 회의록과 공개 게시물을 바탕으로 한 자체 분석이며, 실제 발화 시간이나 발언 강도를 뜻하는 자료는 아니다. 자료 정리와 분류 보조에는 챗(Chat)GPT를 활용했고, 주요 수치와 인용문은 원문 대조 과정을 거쳐 검토했다.

"대한민국의 회복과 성장으로 코스피 5000시대를 실현하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대선후보 시절 SNS(소셜미디어)인 X에 쓴 글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5년 안에 코스피 5000이 가능하다"고도 했지만 AI(인공지능) 훈풍에 취임 7개월여 만인 지난 1월 '코스피 5000시대'가 열렸다. 이후 중동 전쟁 리스크에도 코스피는 전인미답의 8000 고지까지 돌파했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호황)과 함께 상법개정 및 자본시장 개혁, 생산적 금융 전환 노력 등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시너지를 냈다는 분석이 많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상장사들의 실적 모멘텀과 정부의 적극적인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맞물리며 코스피 급상승을 끌어냈다고 본다. 삼성전자 성과급 협상 타결 과정에서도 이 대통령의 구두 개입과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 노력 등이 코스피 대장주의 최대 리스크를 완화했다는 시각이 적잖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일부 노동조합이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지만 선이 있지 않느냐"며 삼성전자 노조를 연대·책임 의식을 강조하기도 했다. 노동 존중 기조 속에서도 노동권만큼 기업의 경영권도 중요하다는 실용주의적 정책 접근을 보여주는 실례였다.
취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불법행위 자본시장 정상화 의지를 보인 이 대통령의 행보도 시장에 던지는 긍정적 메시지가 됐다. 수시로 X에 올린 글에선 주식시장 불공정 행위시 패가망신을 각오해야 한다며 시장 질서를 강조했다.
여기에 주주 보호 강화를 위한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및 자사주 소각 의무 등의 상법개정안, 최근 추진 중인 중복 상장 제도 개선 의지 등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를 희석시키는 중요한 재료가 됐다고 증권업계는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 부장은 "코스피는 정책 기대와 실적 모멘텀이 합쳐져 글로벌 상승률 1위라는 압도적 결과를 내고 있다"며 "상장사들이 올해 1분기 동안 지난해 자사주 소각의 70%에 해당하는 공시를 낼 정도로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도 "코스피 8000은 단순히 새로운 지수 영역대를 넘어 장기적으로 저평가돼 있던 한국증시에 대한 재평가를 이뤄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부동산에 쏠려 있던 국민 자산과 유동성 물꼬를 자본시장으로 틀었다는 의미도 있다"고 했다. 업계에선 연내 코스피 1만 포인트 달성 전망도 적지 않다.
박스권에 머물러 있는 코스닥 시장 정상화는 남은 과제로 꼽힌다. 5년간 1242억원을 산업 저변에 공급하는 생산적 금융 추진과 코스닥 승강제, 한국거래소 지주사 전환 및 물적 분할 등 코스닥 관련 정부 정책 방향은 이미 나온 상태다.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추가 자금공급, 주주가치 강화를 위한 중복상장 규제 시행, 불공정거래 단속 강화 등의 방안들이 맞물리면 하반기 코스닥 강세장이 올 것이란 기대가 흘러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의 경우 성장시장이라는 정체성을 고려해 '신뢰회복'을 위한 접근을 해야 한다"며 "실적 모멘텀이 여전한 상황에서 코스닥까지 살아난다면 한국 증시가 이재명 정부에서 최전성기를 맞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 1주년을 맞는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성과로는 단연 외교 정상화가 꼽힌다.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 기조 아래 한미, 한일 관계를 굳건히 다지는 동시에 경색됐던 한중 관계도 복원됐다. 이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와 국무회의 생중계를 외교 성과를 알리는 플랫폼으로 적극 활용했다.
28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2025년 6월8일~2026년 5월22일 간 이 대통령의 X 계정 게시글 601건을 분석한 결과, '외교 및 정상외교' 관련 게시물은 총 178건으로 전체의 29.6%를 차지했다.
이 대통령은 SNS를 단순 홍보용이 아닌 실질적인 글로벌 소통 창구이자 대국민 보고 채널로 활용했다. 정상 간 나눈 대화의 핵심 의제를 직접 국민한테 자세히 보고하고 상대국의 언어로도 올렸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이시바 시게루 당시 일본 총리와의 양자회담 직후 한국어와 일본어를 병기해 관련 메시지를 공개했는데 이시바 총리도 이에 호응해 한국어로 게시글을 작성했다.
최근엔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이 대통령의 반려견 '바비'를 위한 강아지 옷을 선물하자 이 대통령은 선물받은 옷을 입고 잔디밭에서 놀고 있는 바비의 사진과 영상, 그리고 소개글을 한국어와 인도네시아어로 올리기도 했다.
전국민에게 생중계되는 국무회의에서도 외교 분야는 핵심 의제로 기능했다. 지난 1월 20일 열린 국무회의에선 재외공관 관련 집중 토론이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재외공관에 인력 등을 보강해 기업진출의 교두보, 문화 수출, 한류 전파기지로 삼는 것을 체계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실질적인 외교 성과도 이어졌다. 취임 후 3주 만에 캐나다 주최 G7(주요7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을 시작으로, 한일·한미·한중 회담까지 마무리했다. 인도·베트남·브라질 등 글로벌 사우스를 비롯해 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와도 정상회담에 나서 다변화된 외교망을 구축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한일 관계다. 한미일 협력관계에서 약한 고리였던 한일 관계를 셔틀외교 복원과 함께 강화했다. 지난 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고향 나라현에서 정상회담을 가졌고, 이달엔 사나에 총리가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을 찾으며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직후 X를 통해 "양국 정상이 서로의 고향을 오가며 신뢰와 우정을 쌓아가는 것은 새로운 한일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국익 최우선 기조는 지난해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중 2000억 달러를 현금으로 조정하는 등의 조건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극적 타결을 이끌어냈다. 숙원이던 핵추진잠수함 연료 공급에 대한 승인도 얻어냈다.
한미일 공조 강화가 자칫 중국과의 마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세밀한 외교전으로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70조원 규모의 한중 원·위안 통화스와프를 복원하는 등 한중관계 회복의 신호탄을 쐈다.
이왕휘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통령의 외교 행보에 대해 "학점으로 따지면 A"라며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불확실성인 관세 협상을 일단 마무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의 새 수출시장이자 경제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 국제 무대에서 발언권이 있는 국가들을 집중적으로 순방했다"며 "중국처럼 우리와 우호적이지 않은 국가와도 '이익에 따라 경제적인 교류를 할 수 있다'는 실용외교를 보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