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발렌시아가 5년 전 이강인(25,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을 계약 해지로 쫓아낸 건 구단 역사에 남을 실수 중 하나였다.
스페인 '아스'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발렌시아가 마요르카에 안긴 이강인 '선물'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아틀레티코의 새 선수가 된 그는 2021년 비유럽(논EU) 선수 한 자리를 비우기 위해 자유계약 신분으로 메스타야를 떠났다. 이강인이 발렌시아를 떠난 건 시간이 흐를수록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으로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이강인은 지난 25일 공식적으로 아틀레티코 선수가 됐다. 그는 파리 생제르맹(PSG)를 떠나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으면서 마요르카를 떠난 지 3년 만에 스페인 무대로 복귀했다. 계약 기간은 2031년까지이며, 이적료는 보너스 포함 4000만 유로(약 668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강인은 등번호도 '아틀레티코의 전설' 앙투안 그리즈만의 7번을 물려받은 만큼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는 "이강인의 스페인 복귀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그는 이강인이 마요르카에서 뛰던 시절부터 그의 활약을 꾸준히 지켜봐 왔다"고 짚었다.
발렌시아도 이번 이적의 수혜자 중 한 명이다. 이강인은 만 10세였던 2011년 발렌시아 아카데미에 입단해 성장한 선수이기 때문. 이로 인해 국제축구연맹(FIFA) 연대기여금 규정에 따라 발렌시아는 그의 이적으로 발생하는 전체 이적료의 3.5%에 해당하는 액수를 받을 권리가 있다.
발렌시아에 돌아가는 금액은 총 140만 유로(약 23억 원)다. 결코 적지 않은 금액. 하지만 발렌시아가 이강인의 재능을 일찍이 알아보고 어릴 적부터 그를 키웠던 구단임을 고려하면 너무나 적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이강인은 초등학생 시절 반짝이는 재능으로 발렌시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스에 따르면 그가 15년 전 입단 테스트를 위해 스페인을 찾았을 당시 발렌시아 스카우트들이 깊은 인상을 받아 "이 아이는 한국행 비행기를 다시 타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붙잡기 위해 가족 전체가 스페인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이후 이강인은 발렌시아 새 역사도 썼다. 그는 2018년 10월, 만 17세 253일의 나이로 1군 데뷔전을 치르며 구단 역사상 가장 어린 외국인 선수로 공식 경기에 출전한 선수가 됐다.
그러나 이강인과 발렌시아의 동행은 순탄치 못했다. 당시 그는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한 다른 팀의 제안을 모두 거절하며 팀에 남았고, 발렌시아도 그와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무려 8000만 유로(약 1340억 원)의 바이아웃 조항을 설정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발렌시아는 2021년 비유럽 선수(Non-EU) 등록 문제와 연봉 한도 문제로 인해 그를 허망하게 자유계약(FA)으로 내보내는 뼈아픈 실수를 저질렀다. 애지중지 키운 선수를 이적료 한 푼도 챙기지 못하고 방출한 것. 피터 림 회장을 중심으로 한 발렌시아 보드진의 어처구니없는 선택이었다.
아스는 "당시 발렌시아는 브라질 공격수 마르코스 안드레를 등록하기 위해 비EU 선수 한 자리를 비워야 했다. 당시 구단에는 막시 고메스, 가브리엘 파울리스타, 그리고 이강인이 해당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강인은 계약이 1년 남아 있었지만 재계약 의사가 없었고, 발렌시아는 이적시장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계약 해지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 덕분에 이강인은 마요르카로 이적해 본격적으로 날개를 펼쳤다. 그 덕분에 마요르카는 공짜로 데려온 이강인을 파리 생제르맹에 매각하면서 불과 2년 만에 2300만 유로(약 386억 원)의 이적료를 챙길 수 있었다.
팬들의 비판이 쏟아지자 발렌시아 측은 줄곧 호세 보르달라스 감독이 이강인을 전술 구상에서 중요한 선수로 보지 않았다고 해명해왔다. 그러나 보르달라스 감독의 주장은 정반대다.
당시 발렌시아에 막 부임했던 그는 "내가 부임했을 때 강인은 이미 팔린 선수라며 떠나야 한다고 들었다. 그는 이틀만 훈련했지만, 나는 코치들에게 팀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라고 말했다. 그런 선수를 판다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가 떠나는 결정에 대해 나는 어떤 발언권도, 결정권도 없었다"고 폭로했다.
아스는 "보르달라스는 이강인의 이적을 요청한 적이 없었으며, 오히려 그 결정에 놀랐다고 밝혔다"며 "이 발언은 발렌시아가 지금까지 유지해온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됐다. 메스타야에서 지난 10년간 가장 논란이 됐던 이적 가운데 하나를 두고 완전히 상반된 두 가지 해석이 존재하는 셈"이라고 짚었다.
결국 최악의 실수를 범한 발렌시아는 140만 유로에 만족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매체는 "시간은 결국 이강인의 재능을 증명했다"며 "그가 훗날 기록한 시장 가치와 비교하면 극히 적은 수입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발렌시아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으로 기대받았던 그는 다른 선수 등록 자리를 만들기 위해 아무런 이적료도 남기지 않은 채 팀을 떠났다. 시간이 흐른 지금 돌아봐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으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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