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나바로 팬이 '어쩌다'... 투수 전향 1년 만에 149㎞ 쾅! 덕수고 정규혁 "윤석민 선배처럼 던지고파" [인터뷰]

김동윤 기자
2026.08.10 12:01
덕수고 정규혁은 투수 전향 1년여 만에 최고 시속 149km를 기록하며 내년 마운드를 이끌 핵심 유망주로 부상했다. 야수 출신인 그는 1년 유급을 선택하며 투수 메커니즘을 익혔고, 올해 공식전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13의 성적을 거뒀다. 윤석민을 롤모델로 삼은 정규혁은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선발 투수로서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덕수고 정규혁이 최근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실전 등판은 고작 5경기가 전부다. 그런데 정윤진(55) 덕수고 감독은 벌써 내년 마운드를 이끌 핵심 투수로 낙점했다. 투수 전향 1년여 만에 최고 시속 149㎞를 찍으며 덕수고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른 정규혁(18)이 그 주인공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기준 키 185㎝, 몸무게 90㎏의 정규혁은 중학교 시절까지 야수와 투수를 병행했다.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내야뿐 아니라 중견수까지 소화했다. 덕수고로 전학한 뒤에는 과감하게 1년 유급을 선택하면서 투수로 방향까지 틀었다.

정규혁은 최근 덕수고 운동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친구들과 풀타임을 뛰기엔) 시기적으로 조금 늦었다고 생각했다. 1년을 확실하게 준비해서 시작하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야수를 포기하는 결정이 생각보다 어렵지만은 않았다고. 정규혁은 "고등학교에 와서도 처음에는 야수를 했다. 그런데 어릴 때부터 타격보다 공을 던지는 데 자신이 있었다. 동계훈련에서 투수 훈련을 해보니 훨씬 자신감도 생겼고 나한테 더 잘 맞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무리 강한 어깨를 지녔다 해도 투수와 야수는 던지는 메커니즘이 다르다. 프로에서 야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일이 가급적 이뤄지지 않는 이유다. 정규혁에게도 지난 1년은 투수로서 재탄생하는 과정이었다. 정규혁은 "야수는 공을 던질 때 팔을 많이 쓰는데 투수는 팔로만 던지는 게 아니라 온몸을 사용해야 한다. 그 부분을 1년 동안 정말 많이 고치려고 했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면서 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덕수고 정규혁이 최근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결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올해 처음으로 공식전에 나선 정규혁은 5경기 평균자책점 1.13, 8이닝 5볼넷 8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13을 기록했다. 표본은 작지만, 최고 구속은 벌써 시속 149㎞까지 올라왔다.

정윤진 감독은 정주영(17)과 함께 정규혁을 내년 덕수고 마운드를 이끌 투수 유망주로 꼽았다. 주전 포수이자 대통령배 MVP 설재민(18) 역시 "(정)규혁이는 대통령배까지 많은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다. 하지만 어깨가 원체 좋고 야수할 때도 공을 잘 던졌던 선수라 제구가 좋다"라며 "변화구도 낮게 던지라고 하면 원하는 대로 공이 들어온다. 손가락 감각도 (엄)준상이 못지않게 정말 좋다"고 소개했다.

엄준상(18)은 타고난 손가락 감각으로 고교 최고 유격수이면서 최고 시속 153㎞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로 주목받던 유망주다. 그 재능을 인정받아 150만 달러에 올해 6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했다.

배운 지 1년도 안 돼 주 구종이 된 스플리터 습득 과정이 정규혁의 감각적인 장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원래는 체인지업을 던졌지만, 제구가 들쭉날쭉했다. 그러다 연습경기에서 상대 투수의 좋은 스플리터를 보고 직접 찾아가 던지는 법을 물었다.

정규혁은 "체인지업이 좋을 때는 좋았는데 제구가 많이 흔들렸다. 그러다 율곡고랑 연습게임을 하는데 상대 선발 투수 스플리터가 정말 좋아서 어떻게 던지는지 물어봤다"라며 "스플리터를 던지고 나서는 제구가 정말 좋아지고 내 손에도 잘 맞았다. 지금은 스트라이크존에 넣고 빼는 것도 스플리터가 가장 자신 있다"고 웃었다.

덕수고 정규혁은 윤석민(위쪽)과 김태형(아래쪽)을 롤모델로 삼았다. /사진=KIA 타이거즈, 김동윤 기자

야마이코 나바로(39)를 좋아해 삼성 라이온즈 팬으로 자란 정규혁은 투수로 전향해선 KBO 리그를 대표했던 우완 윤석민(40)을 롤모델로 삼았다. 정규혁은 "윤석민 선배님은 직구와 변화구의 완성도가 모두 높았다. 체격으로 압도하는 유형이라기보다 좋은 밸런스로 공을 던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서 영상을 자주 찾아본다"고 밝혔다.

두산 베어스에도 인연이 많다. 두산 베어스 에이스 곽빈(27)과 재회를 기대하면서도 덕수고 선배 박준순(20)과 마주하길 바랐다. 정규혁은 "예전에 곽빈 선배님이 내가 다니는 레슨장에 오셔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곽빈 선배님도 윤석민 선배님을 굉장히 좋아했다고 들었다. 프로에 가게 된다면 다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라며 "(박)준순이 형이 1학년 때부터 많이 쫓아다녀서 친하다. 그래서인지 준순이 형을 상대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지난 7일 시작된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는 정규혁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낼 첫 전국대회다. 대통령배에서 활약했던 정주영의 빈자리를 대신 채워줘야 한다. 정규혁은 "가장 중요한 경기에 무조건 믿고 맡길 수 있는 선발투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선발 투수로서 체력을 갖추기 위해 러닝도 투구 훈련도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선망의 대상이었던 덕수고 출신 에이스 KIA 타이거즈 김태형(20)처럼 되길 꿈꿨다. 정규혁은 "어릴 때부터 (김)태형이 형을 많이 좋아했다. 덕수고 시절 형은 스태미나도 좋고 변화구 완성도와 직구도 모두 좋았다. 형이 덕수고에서 했던 만큼 나도 해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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