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600선을 돌파하는 등 중소형주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중소형주 운용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자산운용사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사던 종목은 더 사고, 파는 종목은 단번에 차익을 실현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소형주 펀드 스타매니저들은 "코스닥시장의 체질 강화로 중소형주의 강세가 지속될 수 있겠지만 옥석은 가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중소형펀드로 유명한 주요 자산운용사·투자자문사 9곳은 총 175건의 5% 지분공시를 냈다. 5% 지분공시는 한 종목에 대한 투자 지분이 5% 이상이 넘으면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공시로, 투자자는 매매 내역을 지속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이 중 보유 지분이 1%이상 변동한 건수도 92건에 달했다. 1% 이상 매수한 공시가 44건, 매도한 공시가 48건이다. 코스닥지수가 점점 상승하면서 계속 가져갈 주식과 차익실현할 주식에 대한 투자 판단이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유 중이던 지분이 5%를 처음 웃돌아 5% 지분공시를 신규 보고한 종목도 15건이었다.
◇단기 급등한 기업 털자=자산운용사들은 단기 급등한 기업을 대거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기적으로 볼 때 투자가치가 낮아졌는데도 시장 상승과 함께 덩달아 주가가 뛰자 차익실현의 기회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KB자산운용은유비벨록스지분을 7.32% 대거 매도해 보유 지분이 2.9%로 뚝 떨어졌다. 스마트카드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유비벨록스는 지난해 9월 8000원대까지 떨어지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최근 급반등하면서 1만5000원대로 올라왔다.
신영자산운용은 자동차부품업체인우신시스템지분 5.87%를 전량 매도했다. 우신시스템은 올 들어 급작스럽게 주가가 급등하면서 한국거래소가 단기과열완화장치 발동을 예고했다. 하지만 신영자산운용이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고 밝힌 지난 5일부터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C&S자산관리지분 4.61%를 팔아치워 보유 지분을 2.1%로 낮췄다. C&S자산관리는 연초부터 주가가 갑자기 뛰기 시작해 올 들어서만 약 37%가 올랐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C&S자산관리에 대해 매도세를 유지하다가 지난달 주가 상승세에 맞춰 매도 물량을 급격히 늘렸다.
이 외에아이디스,에넥스,제일제강,NICE평가정보,KT뮤직등도 한국밸류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 KB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등이 3% 이상 매도했다.
◇실적개선株·저가株 사자=반면 변화하는 사업 환경에 맞춰 돌파구를 꾸준히 마련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매수세를 확대했다. KB자산운용은현대리바트지분을 4.38%에서 14.1%까지 늘렸다. 현대리바트는 인터리어 시장에 진출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토털 인테리어 매장 '리바트스타일샵'과 리모델링 전문매장 '리바트하우징'을 운용하고 있다. 웹사이트, 모바일 등 온라인사업도 집중공략하면서 매출이 증가세다.
삼성자산운용도LG하우시스에 대해 5% 이상 보유 중이라고 신규 공시했다. 건자재업체인 LG하우시스는 리모델링 붐을 타고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달성해 올해 실적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 어 52주 신저가를 경신해 주가가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이는 기업에 대해서도 '매수'를 외쳤다. KB자산운용은피에스케이지분을 약 5%, 현대종합상사를 2.42% 늘렸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은종근당지분 3.5%를 추가로 매수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LG상사, 신영자산운용은한진중공업홀딩스를 5%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자산운용사들은 아울러인터플렉스,대웅제약,서울옥션,디와이파워,이오테크닉스,한라홀딩스,창해에탄올,탑금속,대웅,SK브로드밴드,텔레칩스,티에스이등에 대해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신규 보고했다.
중소형주펀드 스타매니저들은 코스닥시장이 체질적으로 강화되고 있어 시장이 급격히 충격을 받을 가능성은 낮지만 개별 종목에 대한 판단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KB밸류포커스펀드'를 운용하는 최웅필 KB자산운용 밸류운용실 상무는 "중소형주들이 실적으로 가치를 입증하고 있어 거품이 심한 상황은 아니다"며 "종목별로 선별투자한다면 충분히 이익을 낼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수익 모델이 망가지는 기업을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있다"며 "유통회사들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삼성중소형포커스 펀드'를 책임지고 있는 민수아 삼성자산운용 밸류주식운용 본부장도 "장세는 변동성이 있을 수 있지만 좋은 회사들은 계속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지나치게 밸류에이션이 높거나 좀 더 좋은 종목을 발굴한 경우 꾸준히 차익실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