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해외 헤지펀드 투자...한국운용 수혜 기대

정인지 기자
2015.03.04 15:57

국민연금이 이르면 올해 말부터 해외 헤지펀드에 재간접 방식으로 투자하기로 하면서 한국투자신탁운용(한국운용)이 주목받고 있다. 재간접 방식이란 여러 펀드를 모아 만든 펀드에 투자하는 것으로 펀드 오브 펀드라고 한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26일 올해 첫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투자다변화를 위해 이르면 올해 말부터 헤지펀드에 신규 투자하기로 했다. 다만 첫 투자인 만큼 리스크를 고려해 시장 규모가 크고 투자 체계가 잘 정착된 해외 헤지펀드에 재간접 방식으로 투자를 시작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측은 “아직 구체적인 헤지펀드 투자 규모와 방식 등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위탁 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운용사 중에서 해외 재간접 헤지펀드에 일가견이 있는 곳으로는 한국운용이 꼽힌다. 국내 전체 재간접 헤지펀드 시장은 1조60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이중 1조2000억원을 한국운용이 굴리고 있다. 이외에 동부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이 계열사 자금을 이용해 소규모로 재간접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한국운용이 재간접 헤지펀드 시장을 선점하게 된 것은 유일하게 투자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2006~2007년 사이에 해외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각 자산운용사들이 재간접 헤지펀드를 시도했지만 2008년에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대부분 투자를 접었다.

주로 사모로 운용되는 헤지펀드의 특성상 구체적인 투자전략과 펀드의 장단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외 네트워크와 실사가 중요하다. 양봉진 한국운용 GIS(글로벌투자전략)운용 총괄 상무는 “꾸준한 리서치를 통해 현재 100여개의 헤지펀드 자료를 갖고 있다”며 “지금도 한달에 4~5개씩 신규 헤지펀드를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간접 헤지펀드 시장이 한국운용 중심으로 고착화하면서 다른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쉽게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 역시 한국운용을 통해 헤지펀드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낮은 수수료와 보수적인 펀드 선택 등이 성공적인 헤지펀드 투자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2011년부터 기관투자자들이 재간접 방식으로 해외 헤지펀드에 투자하기 시작했는데 그 때 낮게 책정된 수수료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간접 헤지펀드를 운용하려면 해외 실사 등 비용이 많이 드는데 수수료가 낮아 운용사들이 재간접 헤지펀드를 적극적으로 키울 매력을 못 느낀다”고 전했다.

투자 철학보다 대형 펀드와 거래하기를 선호하는 투자 문화도 걸림돌로 꼽힌다. 국내에서 헤지펀드는 주식 롱숏이 주를 이루지만 본래 헤지펀드는 ‘뛰어넘다(hedge)’는 이름처럼 기존 상식과 투자전략을 깬 펀드를 말한다. 그런데 ‘안정성’만 추가하다 보면 시장수익률을 웃돌기 힘들다는 것. 현재 국내 기관투자가 가운데 해외 헤지펀드를 직접 심사하고 투자하고 있는 곳은 한국투자공사(KIC)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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